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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 이모저모

기자명 법보신문

불기 2545년 부처님오신 날 연등축제가 4월 29일 조계사 앞 우정국로 일대와 종로 거리에서 사부대중 10만 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화려하게 펼쳐졌다. 낮 12시,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는 각 불교단체들이 마련한 전통문양 탁본 체험 한마당, 염주·연등 만들기 등 불교문화 한마당이 펼쳐졌다. 오후 4시 30분부터는 동대문운동장에서 어울림 한마당이 5만여 대중이 참여한 가운데 흥겹게 펼쳐졌으며 오후 6시 30분부터는 서울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엄한 제등행렬이 이어졌다. 5월 1일 조계사에서 봉행된 법요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과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법전 스님 등 사부대중 1000여 명이 참석했다. 부산 , 대구, 광주 등 전국의 60여개 도시에서도 연등축제와 법요식이 봉행됐다.



10만 불자들은 동대문운동장에서 직접 만들어 온 등을 흔들며 '불교' '불교만세'를 연호했다.



93세 석주 스님 제등행렬 끝까지



조계종 원로 석주 스님이 세수 93세의 노구를 이끌고 제등행렬에 참석해 눈길. 스님은 동대문운동장에서 탑골공원까지 약 4km 거리를 완주해 수행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줘 부처님오신 뜻을 기리는 제등행렬에 참가한 세인들의 찬탄을 받았다. 이미 언론을 통해 스님의 모습을 알고 있는 불자와 일반 시민들은 부축을 받으며 끝까지 행진대열을 이끌어 오신 스님을 향해 합장의 예를 갖추고 힘찬 박수로 큰 스님의 행보에 화답하기도 했다.



CNN기자도 깜짝 놀란 ‘소녀 포교사들’



연등 축제를 취재하는 외국 방송사들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카메라를 들고 연신 축제 행렬을 쫓아다니기에 바쁘던 CNN 소속의 외국인 촬영 기자. 마침 행렬 중인 명성여중 학생들에게 카메라 초점이 모아졌다. 순간 깜찍한 여중생들 “굿 이브닝”을 외치며 “수고 많으십니다” “예쁘게 찍어 주세요” “연등 축제 참 멋있죠” 등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인사를 건냈다. 촬영에만 여념이 없던 CNN 기자도 마침내 카메라를 내려놓고 소녀들에게 손을 흔들며 환한 웃음으로 대답했다. “정말 멋진 축제네요” ‘소녀 포교사’들의 활약이 어느 때 보다도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진각복지재단이 선보인 연꽃 모자는 외국인 불자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었다.



러시아어 통역 등장 ‘눈길’



연등축제에 러시아어 통역이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동안 외국인 참가자를 위해 영어로 통역하는 경우는 자주 있었으나, 러시아어 통역은 처음 있는 일. 사거리 중앙무대에서 선보인 러시아어 통역의 주인공은 유학생 볼타치 율리야 양.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의 동양학연구소 연구원인 율리야는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이다. 율리야는 이날 같은 한국어학당에서 공부하는 러시아 친구들과 러시아에서 유학 온 또 다른 친구들을 위해 통역을 맡았다고.



염주알 20만개 ‘게 눈’ 감추듯 사라져



“팔목용 염주알 20만개가 어디로 사라졌지?”부처님오신날 연등대축제의 불교문화체험마당에 염주만들기 부스를 마련한 불교레크리에이션협회는 축제 한마당이 열린 이날 오후 내내 염주알을 수급하는데 진땀을 뺐다. 불자 스스로 옥색에서부터 청색, 붉은색 등의 구슬을 꿰어 만드는 팔목용 염주가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당초 불교레크리에이션협회는 1000여 개의 제작에 필요한 구슬 5만개를 준비했으나 ‘염주를 만들겠다’의 불자들의 수요가 너무 많아 낭패를 본 것이다. 불교레크리에이션협회 양선영 간사는 “인근 불구점에서 15만개의 구슬을 더 마련하느라 여간 어렵지 않았다”며 흡족해했다.



석주스님과 정대스님이 제등행렬을 이끌고 있다.



“무사히 끝나야 될텐데…” 소방관 노심초사



우정국로와 종각 일대에는 종로소방서 소속 소방차 4대와 소방관 12명이 비상근무를 서고 있었다. 불꽃 놀이로 인해 혹시라도 일어날 수 있는 화재 사고에 대비해서다. 시민들이 화려한 불꽃 놀이를 올려다보며 감탄하고 있는 동안에도 소방관들은 서로 무전을 주고받으며 이상 유무를 확인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불쑥 소방관에게 연등을 내밀며 초에 불을 붙여달라는 외국인 관광객. 소방관들은 잠시 무전기를 내려놓고 두 개의 연등에 불을 밝혀주며 한마디 잊지 않는다. “축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즐기시고 불조심도 잊지 마세요.”



내 사찰 네 사찰 따로 있나!



“불자인데요, 점심을 못 먹었는데 김밥 좀 얻을 수 있을까요.” “우리 절 신도 맞나요?”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우리 절 신도가 아니면 안됩니다.”운동장 내 한 켠에서는 곱게 단장한 보살님과 카메라를 맨 40대 남자가 작은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한쪽은 김밥을 얻으려는 것이었고 한 쪽은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나중에는 남자가 본인을 카메라 기자라고 밝히자 그제서야 김밥을 나누어주었다.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온 그 남자는 “괜히 불자라고 밝혔다”며 “남는 김밥 가지고 초파일날까지 내절 네절 따지냐”며 각박해져가는 불자들의 인심에 대해 불평을 토로.



우정국로에서 펼쳐진 신명난 마당놀이 한마당.



이교도의 제등행렬?



오후 7시. 동대문에서 행사를 마친 수만 명의 불자들이 연등에 불을 밝히고 조계사를 향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탑골 공원 앞에서는 많은 불자들과 시민들, 그리고 외국인들도 제등행렬을 보기 위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모여 있었다. 그 때였다. 다른 종교인으로 보이는 한 중년의 사내가 찬송가를 틀어 놓은 확성기를 앞뒤로 메고 손에는 ‘속았도다! 우상숭배자들아! 왜 지옥길로 가려느냐. 금우상은 두더지에게 던지고 은우상은 개에게 던지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 한복판을 행진하고 있었다. 결국 30여 분만에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그곳을 떠나야 했다.



네팔불자, 탈레반 규탄 서명운동



네팔불자모임은 그 어느 해 보다 활발하게 부처님오신날 축제 한마당에 참여했다. 탈레반 정권을 규탄하는 서명 운동 부스를 마련 석불 파괴 만행을 알리는가 하면 제3회 불교인권문화제에 참여해 인권의 존엄성을 알리는 노래를 합창하기도 했다. 석불 파괴 서명운동을 주도한 인드라(35) 씨는 “바미얀 석불은 불자들만을 위한 성보가 아니라 우리 인류가 보존해야 할 문화 유산임에도 탈레반 정권은 석불을 파괴했기 때문에 지탄을 받아야 한다”고 비판하면서 “서명 용지를 유엔 산하 기구에 보낼 계획”이라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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