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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봉선사 생활 속 광릉숲 보호 7년

  • 교계
  • 입력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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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주변 울력 … 포행하며 훼손감시"

50여 대중 매월 동참 식수-생태 모니터링

위락시설-아파트 신축 NGO와 연계 해 저지




"글쎄요. 광릉 수목원 옆에 봉선사가 있지 않았다면 지금의 수목원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요."

남양주 지역 NGO 활동가들이 봉선사에 들르면 던지는 의문이다. 남양주 봉선사(주지 일면 스님)와 녹색연합, 우이령 보존회 등이 주축이 돼 지난 96년 8월 출범한 광릉숲 보존협회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상태 사무국장은 "운악산 정상 능선을 경계로 맞배지붕처럼 자리잡은 봉선사와 광릉 수목원은 불가분의 관계"라면서 "광릉 수목원을 보존하는데 앞장 서 온 일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봉선사와 사찰의 사부대중"이라고 강조한다.

광릉숲 보존에 진력하고 있는 환경 전문가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봉선사의 광릉숲 보존운동은 역사도 오래됐을 뿐더러 노하우 역시 풍부하다. 조선 말 봉선사를 중창한 월초 스님을 비롯한 교종본찰로서의 위상을 갖추는데 생을 바친 운허, 운경 스님 등이 수목원의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나뭇꾼들과 싸웠던 이야기는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봉선사의 광릉숲 지키기 이력이다. 2900여 종의 식물과 3000여 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광릉 수목원을 자연 그대로 보호해 온 봉선사 환경 운동의 역사는 그만큼 길다.

봉선사가 지역 NGO, 광릉 국립수목원 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수목원 보존에 체계적으로 나선 시기는 지난 96년부터이다. 녹색연합이나 환경운동연합 등 NGO와 연계해 수목원이 포함돼 있는 포천 지역에 대규모 위락 시설을 신축하려는 업자와 지자체의 난개발을 막아낸 봉선사는 지속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수목원 보존을 위해 '광릉숲 보존협회'의 결성을 주도했다.

봉선사의 주지 소임을 맡았던 밀운 스님은 보존협회의 고문을 맡았다. 보존협회의 회원 100명 중 상당수가 봉선사 불자들로, 이들 역시 정기적으로 2만원 이상의 회비를 보시해 광릉숲 보호에 일조하고 있다.

봉선사 사부대중의 광릉숲 보존 활동은 일상 생활처럼 이루어진다. 봉선사에 상주하는 사부대중 50여 명은 매월 4회 사찰과 광릉숲 인근에서 관광객들이 아무렇게나 버리고 간 쓰레기를 치우는 울력을 한다. 대중 생활이 곧 광릉숲 보호 운동으로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면 스님은 "모든 국민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광릉숲이 이웃에 있다 보니 교종본찰 봉선사는 환경운동본찰로서의 소임도 다하게 되었다"면서 "광릉 국립수목원이나 지역 NGO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광릉숲을 지키는 활동은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99년 남양주 쓰레기 매립장 건립으로 인한 광릉숲 훼손과 남양주 진접읍 봉영사 인근의 아파트 신축 공사 역시 광릉숲 보존협회와 함께 저지한 봉선사는 광릉숲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에도 한몫하고 있다. 광릉 국립수목원과 공동으로 해마다 식목일을 맞아 광릉숲에서 식수행사를 갖고 있는가 하면 광릉숲 보존협회와 죽어 가는 나무 아래 후계목을 심고 있다.

봉선사와 광릉숲을 오가며 늘 숲의 생태를 관찰하고 울력에 선뜻 나서는 스님들과 불자, NGO자원 활동가들이 있는 한 광릉숲의 안전은 믿을만하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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