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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불교상담 현주소

70%가 즉시상담 불가…하루 2~3건 수준

'부처님이 이 시대에 나투셨다면 '상담제일'이었을 겁니다.'

불교 상담 전문가들이 상담에 관한 한 가장 체계적인 교리 체계를 갖춘 종교는 바로 '불교'라는 점을 강조할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그만큼 불교는 논리적이다.

그러나 상담을 위한 빼어난 논리 구조에도 불구하고 불교 상담의 실상은 암담하다. 본지가 사찰이나 단체에서 운영하는 100개 상담 기관의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중 70%(69곳) 가량은 상담자가 없어 제 때 전화를 받지 못하거나 전화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아 즉시 상담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교계를 대표하는 불교상담개발원의 '자비의 전화'를 비롯한 대구 관음사 '자비의 전화', 봉은사 상담실, 구룡사 '자비의 전화', 법왕사 신행상담실 등은 전문 상담 요원을 배치해 신행이나 인생 문제 등에 대한 상담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기는 했으나 그 이외의 상담 기관들은 상담 전문 봉사자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0년 대 접어들면서 각 사찰이나 불교 상담 기구들은 인터넷에 상담 사이트를 개설하는가 하면 전담 전화를 속속 개설하는 등 적어도 양적으로는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으며 불자들의 일반 신행에 국한됐던 불교 상담 활동이 법률, 자녀 지도, 가정 불화, 외국인-실직 문제, 청소년 진로 등 전문 분야로 확대되면서 전문화 경향을 띠고 있다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양적인 면은 물론 질적으로도 '속 빈 강정'이란 말을 떠올릴만하다. 100개 상담 기구 중 7곳만이 전문 상담 교육 기관에서 1차례 이상 교육을 받은 전문 봉사자들을 배치해 불자들의 상담에 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 됐으며 이 중 전화 상담에 주력하고 있는 상담 기구 31곳의 하루 상담 건수는 적게는 2건에서 많아야 7건에 달할 정도로 이용률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담 기구의 담당자들은 상담 전화를 지키지 않는가 하면 오전 10시 이후에나 출근해 아예 걸려오는 상담 전화를 받지 못하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와 함께 27개 사찰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버 상담 역시 한달 이용 건수가 10건 미만이었다.

불교 상담 전문가들은 80년 초부터 '자비의 전화'를 비롯한 각 사찰의 상담 전화가 속속 개설돼 상담을 실시해 왔으나 불교 상담은 이제 '시작'이라는 데 이견을 갖지 않는다.

방기연 '그래! 상담연구소' 소장은 '다수의 사찰이나 기구들은 전화 한 대에 그 전화를 받을 수 있는 봉사자만 있으면 불교 상담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질 높은 상담 서비스를 하려면 무엇보다 불교 상담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동국대나 중앙승가대에도 불교 상담심리학과는 없기 때문에 현 상태라면 불교 상담의 발전은 어렵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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