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교 자주권 상실 원인은 정화 후유증”

기자명 이재형
김광식씨 금오문도 수련회 자료집서 주장
승단 중심주의·계율 불감증 등 5개 폐악 제기

일제의 불교정책 청산과 전통불교 부흥을 위해 전개된 불교정화(1954∼1970)가 소기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자주권 상실, 반불교적인 가치관 노출, 승려의 질 저하, 선불교 중심주의, 재가자 경원시 풍조 등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오손장좌대표회의(회장 진광 스님)가 9월 25·26일 이틀간 보은 법주사에서 개최한 제8차 금오문도 수련회의 자료집에 ‘불교 정화(淨化)의 성찰과 재인식’을 발표한 대각사상연구원 김광식 연구부장은 “불교정화는 일제 식민지 불교를 극복하려는 몸부림인 동시에 현대 불교의 중심체인 조계종단의 재건을 담보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고 밝히고 “그러나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후유증으로 인한 많은 모순을 현대 불교계에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논문에서 불교정화의 모순과 문제점으로 지적한 5가지의 폐악 중 가장 큰 문제로 ‘불교의 자주권 상실’을 들었다. 정화과정 중 중요한 결정에는 반드시 공권력 개입과 판정이 작용했으며, 이후 정화가 종료됐어도 각종 분규 때마다 결정적인 판단의 잣대는 속세의 법이 우선되었고 이는 불교계의 식민성, 반민주성, 의타성으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것.

두 번째로 지적한 것은 ‘불교적인 가치관의 전도’로 사찰 소유권과 관리권 등 이권을 둘러싼 폭력의 인정과 방관이 이후까지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풍조를 불교계 구석구석에 파급시켰다.

세 번째는 ‘부적격자의 승단 유입’, 즉 불교정화 초창기에는 승려가 600∼700여 명이었지만 불교 10년 뒤인 64년에는 승려가 11,899명으로 급격히 늘어난 것은 비정상적인 방법에 의한 출가자가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승려의 폭력사태 개입, 은처승 문제 대두, 계율불감증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

네 번째는 ‘지나친 선 중심주의’로 전통적으로 중시되어온 교학, 염불, 밀교, 정토, 미륵 등 불교사상과 신앙이 교단의 중심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는 정화추진시 대처승과의 결별 강조로 ‘포교사·법사·재가자에 대한 무관심과 방관’을 초래했고 결국 겉으로는 4부대중을 인정하지만 운영과 내용에 있어서는 승단중심의 성격이 지배적이라는 것.

김씨는 이어 불교정화의 모순 극복을 위해선 △불교계 구성원들의 의식 대전환을 통한 21세기 방향성 설정 △문중이기주의 벗어난 각 문중의 특성을 살린 이념창출 및 사업 전개 △한국불교의 이상과 방향을 담을 수 있는 승려교육의 체계화 확립 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