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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자취를 감추면 마음의 문 열려"설파 -석지명(청계사 주지)

성철 종정스님께서 열반의 휴식처에 드셨다. 육신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중상들을 위해 열반게를 남기는 자비를 보이셨다. 열반송 가운데는"일생의 죄업"과 "지옥"이라는 말들이 나온다. 큰스님을 흠모해온 우리는 이 말들이 평소의 가르침과 어떻게 맥이 통하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큰스님은 일관되게 "본각국토"를 깨우치셨다. 세상은 본래 완전하게성취되어 있고 본래 완전하게 깨쳐 있다는 말이다. "보이는 만물은 권음이요 들리는 소리는 소읍이다. 보고 듣는 이 밖에 진리가 따로 없다.""유형과 무형을 따질 것이 없이 우주의 삼라만상은 모두 자기이다." "자기는 본래 부처이다." "자기는 본래 순금이다." "자기는 본래 구원되어있다." "부처님은 이 세상이 본래 구원되어 있음을 가르쳐 주려고 오셨다."

큰스님은 현대에 사는 우리를 위해서 "본래구원"이라는 서양종교의 용어를 쓴다면 "본래의 깨달음"이 될 것이다.

이 본각국토의 사상은 큰스님의 모든 가르침에 예외없이 흐른다. 저유명한 돈오돈수의 주장도 이 사상과 맥을 같이 한다. 부처의 이상세계는본래 완벽하게 이루어져 있으므로, 그것을 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깨달음의 세계는 인위적인 수행으로 정작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땅에떨어진 보배 구슬을 찾는데 있어서 억만 명의 눈먼 장님들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한 명의 눈뜬 사람이 있으면 족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큰스님은 왜 "본래 구원된 세계"를 그토록 강조셨는가? 중생들의 헐떡거림을 쉬게 하기 위해서 이다.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무엇인가를얻으려고 안달하는 우리에게 평화를 주기위해서 이다.

우리는 "발전"을 말하지만, 인간이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은 아무것도없다. 인간은 이미 있는 것을 옮기거나 번역하거나 바꾸어 표현하는정도의 일만을 할 뿐이다. 문명의 발달이라고 하는 것은 고작 땅 속에있는 석유를 뽑아 내서 자동차가 굴러가게 하는 정도이다.

패션이라고하는 것은 본래 있던 것들의 반복일 뿐이다. 여자의 치마가 긴 데서부터짧아지는가 하면 짧아지는데서부터 길어진다. 자동차의 새로운 디자인이라는 것도 모난 것과 곡선 진 것을 교대로 드러내는 일에 불과하다. 금강경은 "국토의 장엄은 장엄이 아니므로 장엄이다"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다.

법화경의 공지통출품은역사적인 부처를 지우고 본래의 부처를 드러낸다. 화엄경의 여래성기품은 이 세상을 "여래성의 일어남"이라고 한다. 인간의 번뇌가 본래의 세계를 어찌할수는 없다는 뜻이다. 성철 큰스님의 열반송은 "일생의 속임"과"수미산보다 더 큰업"이라는 말로, 몸으로 하는 일의 부질없음을 알리고자한다.

큰스님은 "욕심이 마음의 눈을 가려서 순금을 작철로 착각하고 있다...욕심이 자취를 감추면 마음의 눈이 열려서 순금인 자기를 바로 본다"고설하신다. 우리가 본각의 국토에 살면서도 그것을 보지 못하게 하는 놈이누구인가를 밝히신 것이다.


석지명 청계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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