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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상

기자명 이재형
  • 불서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돌의 美를 찾아서》-박정근 외 4인 지음

돌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

예전에는 포장이 안된 도로를 걷다가 발에 무언가 걸리기라도 했으련만 요즘은 아스팔트 도로에 작은 돌멩이 하나 발견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돌을 보면서 돌 속에 의미를 부여하고 미적인 요소를 찾아내고 돌을 이용해 무언가를 만들고 상징하게 했던 조상들이 있다. 그리고 조상들이 돌 속에 심어놓은 의미들을 파헤쳐 돌 문화를 연구한 이도 있다.

최근 발간된 《돌의 美를 찾아서》는 돌을 통해 나타나는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찾아보는 책이다. 우리 문화에서 돌이 차지하는 의미를 소개한 것이다. 화강암이 많이 나오는 특성상 우리 나라는 돌문화가 발달했다. 조상들은 돌 속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돌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 저자들은 돌 속에서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해와 조상들의 감성과 예술혼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다섯 명의 전문가들이 암각화, 남근석, 돌장승, 석불, 석탑 등 다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 썼다. 사람들에 의해 선택된 돌이 생명력을 갖게 되고 역사가 담겨있는 문화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로 우리 나라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예들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석탑을 짓는데 많은 노력이 들어간데서 나온 ‘공든 탑’이라는 말과 탑을 짓는데 얽힌 전설들, 불교적이지만 또 민족의식과 정서가 배어있는 석불, 멋쩍은 웃음을 짓고 있는 장승, 전세계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주술적 속성을 가진 남근석, 인간이 상상하는 자연의 낙원인 암각화 등. 독자들은 딱딱한 돌에 생명을 불어넣는 해석들을 통해 우리 문화의 모습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 다른 세상 10000원



《능엄경 1,2》-오진탁 옮김

마구니로부터 벗어나는 지혜

부처님의 제자 아난이 마등가녀의 유혹에 빠져 계율을 어기게 됐을 때 부처님은 이를 아시고 문수보살에게 아난을 구해오도록 신묘한 주문을 주셨다. 이에 마등가녀의 주문이 소멸되고 아난은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부처님은 돌아온 아난과 다른 중생들을 위해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가르침을 주셨다. 이 이야기는 《능엄경》에 실려 있는 이야기다.

부처님이 이 경전을 설하게 된 연유를 소개하면서 시작되는 이 경전은 허망한 마음과 참된 성품, 세계와 관세음보살의 수행법, 중생의 발생과 수행단계, 오십 가지 마구니에 대한 설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경전의 특징은 육근의 공덕과 마구니에 대한 설명에 있다.

이런 마구니에 대한 설명은 다른 경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부처님이 수행을 할 때 겪게 되는 미세한 마구니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설명했기 때문에 이 경전은 선 수행자들에게 많이 읽힌다. 시공사, 각 14000원



《단박에 윤회를 끊는 가르침》-김지수 옮김

공·맹도 느꼈던 살생의 괴로움

얼마 전 발간됐던 《인광대사가언록-화두놓고 염불하세》가운데 핵심을 발췌해 수지하기 쉽도록 한 《단박에 윤회를 끊는 가르침》이 나왔다. 오로지 정토 법문 수행에 전념해왔던 중국 인광 스님의 글을 실은 것이다.

채식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채식은 지계와 자비 수행의 밑바탕'에서는 불교에서 왜 채식을 강조하는지 설명하면서 공자와 맹자 등 중국의 역사적 인물들의 말까지 인용해 일반 독자들도 흥미있게 읽고 채식의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다. 전체 8편의 글과 청화스님의 법문으로 이뤄져 있다.
불광출판부, 5000원



《근현대불교의 재조명》-김광식 지음

‘비구-취처 분규’ 허와 실 규명

역사연구는 정체성에 대한 모색이다. 특히 시기가 가까운 근현대사 분야는 현대 제반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런 만큼 여전히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쉽고, 때로는 이러한 요인들이 '학문의 객관성'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김광식 박사의 《근현대불교의 재조명》은 참으로 뜻깊은 논문집이라고 할 수 있다. 근현대불교사에 대한 침묵과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현재의 학계 풍토에서 일궈낸 값진 결실들로, 불교계가 21세기 불교의 진로를 고민할 때 ‘역사의 거울’로 활용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전체 5부 18편의 논문으로 구성된 《근현대불교 … 》는 주로 1910년대부터 해방 때까지 일제하 불교계의 정황과 해방공간에서의 불교계 동향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특히 그동안 자의반 타의반 금기처럼 여겨졌던 조계종과 태고종의 분규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은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불교정화의 성찰과 재인식’, ‘전국비구승대표자대회의 시말’, ‘사찰정화대책위원회의 개요와 성격’, ‘불교재건위원회의 개요와 성격’, ‘조지훈·이청담의 불교계 분규 논쟁’ 등 일련의 논문을 통해 지난 50∼60년대 치열하게 전개됐던 비구-취처승간의 ‘분규 문제’를 발생원인, 전개과정, 결말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검토-분석하고 있다.

또한 이로 인해 결국 △불교계의 자주화 실패 △비폭력-계율 등 불교 근본정신의 쇠퇴 △승려의 질 하락 △선 이외의 수행체계 배제 △재가불자의 역할 축소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했음을 규명했다. 이 같이 첨예한 문제들에 대한 저자의 연구는 그동안 쉬쉬하며 묻어 두었던 주제를 표면화 시켰을 뿐 아니라 역사학자의 날카로운 안목으로 ‘분규’의 허와 실을 짚어 냈다는 점에서 ‘정화 연구의 선구적인 업적’이란 찬사가 결코 지나치지 않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근대 불교개혁론의 배경과 성격’, ‘백용성의 선농불교’, ‘백용성의 독립운동’ 등 논문에서는 용성 스님의 행적과 사상을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해 주목을 받았다. 즉 용성 스님이 당면했던 시대 속에서 승려 생활, 불교의 대중화, 농촌상황, 불교혁신의 과제 등을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가에 대한 종합적인 고찰을 통해, 용성 스님이 한 평생 일관되게 국권회복과 한국불교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동안 용성 스님에 대한 연구가 단순히 생애 정리 위주였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이러한 시도는 용성 스님에 대한 연구는 물론 일제하 불교계 인사에 대한 연구방법론을 새롭게 제시한 일이기도 하다.

늘 세심한 자료검토와 역사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 속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김광식 박사. 그의 논문 한 편 한 편에는 그간 새로운 자료발굴 및 분석 등을 위해 부단히 매진해 왔던 저자의 노고들이 행간마다 묻어 나고 있다. 이제 그의 저술들은 근현대불교사 이해를 위한 필독서임에 틀림없다. 민족사, 25000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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