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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마음으로 하는 것

  • 사회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공부방이라는 데는 워낙 일손을 많이 필요로 하는 곳이다.

대체로 아이들이란게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나이이기도 한데다가 없는게 죄인 집안에 태어나 천방지축으로 자라난 아이들이 많다보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손길이 늘 아쉽다.다행히 몇 년 전부터 중고등학생들에게 사회봉사가 의무화되자 올 여름방학에도 할당된 시간을 채우느라 귀찮을 정도로 아이들이 밀어닥쳤다.

생각해볼 것은 사회봉사를 왜 의무적으로 하게 하느냐 하는 거다. 봉사가 자기 발견과 발현의 과정이고 인생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소중한 기회인 바에야 스스로 해야 하는 거지, 해야 할 시간까지 정해주면서 왜 의무적으로 하게 만드냐는 거다.

물론 이해는 간다. 그러기에 변해야 한다. 일류학교로의 줄세우기 풍조가 변해야 하고, 경쟁으로 삭막해진 우리 사회의 구조가 다양한 삶을 포용해야 하며 이런 시대를 휘몰아치는 황폐한 정신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게다.

요즘은 사회봉사를 학점으로 채택하는 대학들이 많아져 대학생들이 사회봉사활동을 한다고 희망학교에 꾸준히 찾아온다. 눈물겹게 고맙다.

고마우면서도 그들의 진지한 얼굴과 정성어린 마음을 대하는 난 늘 난감하다.인생의 선배로서 '너 참 잘 왔다. 여기서 봉사하면서 인생에 대해 생각두 깊게 하고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해 배워가야 할거야. 참 잘 왔어'

말을 이렇게 해야 되는데 난 그렇게 말할 수가 도저히 없는 거다.

'몇 학년이라구요. 왜 그런 과목을 신청했어, 공부하기두 바쁠텐데… 뭐하러 와'내 마음은 늘 이렇게 얘기하곤 한다. 생각해보라. 얼마나 팍팍한가.

이 친구들 졸업하구 취업 못하면 정말 인생 허망해지지 않는가.

난 이 일 10년 하면서 정말 많은 대학생들과 함께 했지만 소위 일류대 다니는 친구들은 가뭄에 콩나듯이 밖에 보질 못했다. 하나같이 착하고, 그저 그런 가정에서 순박하게 자란, 평범한 대학에 다니는 눈물겹게 착한 친구들 밖에 못 봤단 말이다. 이 친구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취직하는 게 눈물겹게 고생해서 학비대준 부모에게나 또 나에게도 마음 편할 듯 하다.



신응균(희망 열린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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