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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종정스님에 거는 기대

대한불교 조계종에서 종정을 만장일치로 추대한 것은 잘한 일이다. 종회에서 선출하는 행정의 최고 지도자격인 총무원장이야 세속의 방법에 따라 경합도 벌이고 유세도 하고 투표도 할 수 있겠지만 불법의 진리를 상징하는 최고의 어른을 모시는 데에 그럴 수는 없다.



종정은 살아있는 부처님



종정을 추대하는 일이야말로 무명에 가린 중생들이 깨끗한 부처님 모시듯 해야한다. 종정은 전등의 조사로서 역사 속에 살아 계시는 부처님이시다. 그래서 종정은 부처님법대로 사유하시고 부처님법대로 말하고 부처님법대로 행동하시는 분이시다.

현재의 조계종 종단이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정적인 모습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총무원이 안정되어 있다. 그 안정된 힘은 종정을 모시는 데도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추대 방법과 절차에서도 그랬고 무엇보다 조계선종의 종지와 종풍을 여법하게 이어가고 있는 것도 그렇다. 지금 조계종의 제 모습은 ‘봉암결사’에서 갖추어졌다. 보조 지눌 선사의 ‘수선결사’는 어디까지나 지나간 역사의 한 사건일 뿐이지 지금 조계종의 종지 종풍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서도 다 알고 잘 알고있다시피 ‘봉암결사’의 핵심 인물은 성철 선사이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자’는 이념을 높이 세워 불교의 갈 길을 제대로 세웠던 것이다. 선종의 수행자로서 육조 혜능 스님의 생각과 말씀과 행동을 진리의 표준으로 삼는 조계선종의 법손이라면 돈오무심의 가르침을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 이런 지침을 분명히 하고 그렇게 일생을 사신 분이 바로 성철 선사이고, 그 분의 정신을 계승하시는 분이 지금 조계종의 종정 법전 선사이시다. 조사스님들의 공안(公案)을 기준으로 삼아 수행자 각자의 체험을 점검해야 한다. 이것이 ‘봉암결사’ 이후로 우리 나라 선사들이 공감하고 공인한 수행의 지침이다.

최근 별별 수련방법이 다 제시되고 있다. 마음 수련에서부터 각 대학교의 사회교육원에 개설하는 요가 수련, 내지는 기(氣) 수련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그것은 그것대로 다 효과가 있고 사람을 유익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불교는 아니다. 더구나 조계선종의 종풍은 아니다.

‘종교’야 말로 가장 근본이 되는 가르침이다. 이 가르침에 의하여 다른 가르침을 점검할 수는 있으나, 다른 가르침에 의하여 이 가르침이 점검 받을 수는 없다. 이것이 ‘종교’이다. 번뇌에 불타는 이 세상을 이 가르침이 아니고서는 치료할 대안이 없다는 믿음이 종교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는 배타성을 출생에서부터 가지고 있다. 조계선종은 화두(話頭) 참구를 통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정립하고, 나아가서는 세장을 바로 잡아보자는 신념으로 모인 이념공동체이다.



모든 존재의 스승이어야 한다



이러한 이념의 공동체가 만장일치로 법전선사를 종정으로 모신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세상도 혼탁해지고 우리의 영혼조차 흐려지더라도 청정한 수행의 가풍을 일으켜서 영원한 청산으로 맑은 바람이 불어오기를 염원한다.

종정은 부처님법대로 사유하시고 부처님법대로 말하고 부처님법대로 행동하시는 분이시다. 종정은 출가 본사도 없어야 하고, 은법사도 없어야 하고, 문중도 없어야 하고, 총림도 없어야 하고, 불교신자도 아니어야 하고, 인간도 아니어야 한다. 진실과 진리와 아름다운과 순수함 그 자체여서 모든 존재의 스승이어야 한다. 그리하여 세상을 맑게 하고 생명 있는 존재들이 저마다 제대로 사는 길을 보여주어야 한다. 나아가서는 생명 없는 자연환경까지도 말이다.



신규탁(연세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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