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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법보신문

돈황신본, 학계 공인된 최고(最古) 필사본

송대 초기 남방 스님 작성…조계 원본일 것


돈황 박물관에 소장된 돈황신본 원문

육조단경(六祖壇經)은 불교 선종의 중요한 전적 중의 하나이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손으로 사경(寫經)하여 필사본(筆寫本)으로 전한 까닭에 몇 가지 문제가 생겼다. 사경(寫經)을 통하여 경전을 소중하게 내 몸처럼 여기는 풍조는 높이 살만하지만, 단점으로 부적확(不的確)한 면이 있었다.

육조단경의 몇몇 부분이 더해지고 혹은 덜어졌다. 문자가 거칠고 촌스러워지고 번잡해져서(朗簡의 壇經 序), 이제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어떤 사람이 고본(古本)의 번다한 글을 읽을 때이다. 처음에는 신나게 읽다가 나중에는 싫증을 내어 덮어버리고 마는 용두사미(龍頭蛇尾) 격이 되어버린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번다함과 간결함, 원문 진짜와 손을 댄 가짜의 다툼은 피할 수 없어 지금까지 문제로 떠올랐으나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게 일반 중론이다.

돈황 석굴에서 나온 비장(秘藏) 단경(壇經)의 제목은 남종 돈교 최상대승 마하반야바라밀경 육조혜능대사 어소주 대범사 시법단경(南宗 頓敎 最上大乘 摩訶般若波羅蜜經 六祖惠能大師 於韶州 大梵寺 施法壇經)이란 32자의 긴 이름이다. 이 책은 물론 학계가 공인한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필사본. 반드시 조계 원본(曹溪 原本)과는 비교되어 적확(的確)한 것이 무엇인지 밝혀지리라.

돈황본 이외에 세상에 전해진 단경(壇經) 여러 본 중 주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가, 사문 혜흔 서본 육조단경(沙門 惠昕 序本 六祖壇經)

나, 석계숭편 육조대사 법보단경 조계원본(釋契嵩編 六祖大師 法寶壇經 曹溪原本) 다, 석종보 발문본 육조대사 법보단경(釋宗寶 跋文本 六祖大師 法寶壇經)

이 강설의 대본에 쓰이는 돈황 박물관 소장 돈황신본(敦煌新本, 다 같은 돈황본이지만 대영박물관 소장본과 구별하였음)과 여러 책들을 비교 검토해보면 매우 중요한 오차가 있다.

개인(敦煌 壇經 序文을 쓴 周紹良) 입장에서 의견을 말하고자 한다. 돈황 석굴에서 나온 단경(壇經)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에서 가장 오래된 필사본이긴 하지만, 시기를 당대(唐代) 필사본으로 확정짓기가 매우 힘들며, 오대(五代, 907~959)말기에서 송(宋, 960~1279) 초기의 필사본이라 할 수가 있다. 이런 까닭에 돈황본은 책의 형태가 두루마리의 권자(卷子) 형식 시대를 이미 지나서, 책이 접혀서 네 귀퉁이가 분명한 방책(方冊) 형식 시대의 필사본인 것이다.

송대 초기의 불교 전적들의 형식을 살펴본다. 두루마리의 권자(卷子) 형식은 〈개보장(開寶藏〉을 경판에 새겨서 보존할 때 취하였다. 방책(方冊) 형식은 송대 민간에서 일찍부터 사용하여 유행하였다. 이런 정황으로 보아 당대 이상으로 시기를 끌어올리기는 매우 어렵다.

필사(筆寫)의 형식을 살펴본다. 돈황본은 남방 스님, 예컨대 광동성이나 절강성에 거처를 정한 한 스님의 필사본이다. 당시 남방에서 유행한 필사본 형식으로, 광동 지방에서 휴대해서 돈황으로 가져갔을 것이다. 시대는 아마 송대 초기가 아닐까? 만일 이 추측이 맞는다면 기꺼이 조계(曹溪) 정록(定錄)으로 여겨 자연스럽게 원본이 될 터이다.



* 이 해설은 주소량(周紹良)의 돈황신본(敦煌新本) 서문(序文) 내용을 토대로 정리한 것이다.



송광사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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