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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울때 하는 신행활동 의미없다

기자명 이미령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생각하라

또 만일 중생이 음욕이 많더라도 관세음보살을 항상 생각하고 공경하면 곧 음욕을 여의게 되며, 혹은 성내는 마음이 많더라도 관세음보살을 생각하고 공경하면 곧 그 마음을 여읠 수 있으며, 혹은 어리석음이 많더라도 관세음보살을 항상 생각하고 공경하면 곧 그 어리석음을 여읠 것이니라. 무진의야, 관세음보살이 이런 위신력으로 이롭게 함이 많으니 중생은 마땅히 마음으로 항상 생각할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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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중요한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관세음보살을 항상 생각하라’ 즉 염불(念佛)이라는 말과 ‘삼독심’입니다.

염불은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이니 여기서는 염보살이라고 해야 맞겠지요. 하지만 지금의 관세음보살은 부처님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존재입니다. 그러니 염불이라는 말로 이 부분을 설명해도 결코 잘못이라 할 수 없습니다.

불교수행에서 ‘염’은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위파사나 수행법이 크게 각광받으면서 이 염(念)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습니다. ‘마음챙김’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지요. ‘염’은 스므리티(smrti), 사티(sati)를 한자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생각하다’라는 지극히 단순한 뜻을 지닌 말이지만 생각도 어떻게 하는 생각인가에 따라 수행이나 기도의 진척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염(念)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해탈도론』에는 “불세존의 보리공덕을 생각하고[念] 따라서 생각하고[隨念] 기억하여 지니고[念持] 잊지 않으며, 염근, 염력, 정념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냥 드문드문 머리 속에 떠오를 때마다 기억해내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깨달음과 공덕을 지극한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사람이 너무나도 흉포한 강도를 만나 쫓긴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사람은 도망치다 강가에 이르렀습니다. 그 사람의 머릿속에는 지금 무슨 생각이 일어날까요? 오직 어떻게 하면 저 강을 건널 수 있을 것인가만을 생각할 것입니다. 이것을 지극한 마음, 지극한 생각이라 부르며, 원효스님은 『무량수경종요』에서 부처님의 이름이나 상호를 생각하는 자의 자세는 바로 이와 같아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지극한 생각이란 앞의 생각이 끝나기 전에 뒤의 생각이 이어지면서 그 사이에 잡념이 들어와서는 결코 안됩니다. 이렇게 한 순간이라도 끊어지지 않고 하나의 생각을 깊게 이어갈 수 있어야만 염불의 뜻은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불보살은 어머니요, 중생은 자식이라는 공식으로 신행생활을 해왔습니다. 집밖에 나가서 친구와 어울릴 때, 그리고 일이 잘 풀리거나 밖의 생활이 즐거우면 집안에 계시는 부모의 존재는 까맣게 잊고 맙니다. 그러다 용돈이 떨어지면, 몸에 병이 들면, 나이 들면 자신도 모르게 부모를 다시 떠올리며 아쉽고 그리워하는 마음에 사무칩니다. 이런 마음으로는 안됩니다.

부처님을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아주 잘 설명한 경이 있습니다.

“만약 자식이 어머니 생각하기를 어머니가 자식 생각하듯 한다면 이들 모자는 많은 생을 지나도록 서로 어긋나지 않으리라. 이와 같이 중생들이 지극한 마음으로 항상 부처님을 생각한다면 금생이나 내생에 반드시 부처님을 친견할 것이며 머지않아 스스로 마음을 깨달을 것이다.”(『대불정수능엄경』)

즉 어머니가 자식 생각하듯 불보살님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불보살님을 자식인양 여기라는 말은 아니겠지요. ‘지금의 내 모습을 부모님이 얼마나 걱정하실까’ 하며 부모 생각에 애태우는 자식의 마음으로 불보살님을 생각하라는 말이고, 이것이 염불의 바른 뜻입니다.


이미령/동국역경원 역경위원

lmrcitt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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