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와 사전 다음으로 많이 읽어
설레이는 마음을 진정하고 군위군청 대강당에 오르니 제2회 '일연삼국유사 문화제'의 '일연학술세미나'가 열리고 있었다.
두 분의 연구발표를 모두 듣고 토론에 들어가기전 난 세미나에 참여한 몇분을 만난후 인각사 상인 주지스님을 소개받고 인각사를 향해 떠났다. 인각사 경내에서 베풀어지고 있는 '청소년 백일장'을 보기 위해서 였다.
계속 내리던 비는 인각사로 갈 때 더더욱 쏟아져 앞을 분간키 어려울 정도였다. 물어물어 인각사에 도착하니 백일장의 흔적으로 냇가에 플랭카드만 펄럭일 뿐이었다. 경내에 드니 8월15~16일 양일간 있을 '일연선사 다례제'와 '삼국유사에 대한 강연(염무웅)'과 '시낭송회 및 국악한마당'을 펼칠 임시가설무대의 정비를 서두르는 듯 보였다.
그곳에서 묵으며 내일을 맞으려 했으나 요사채가 마땅치 않아 보여 동행한 이들과 함께 영천을 거쳐 대구로 향했다. 대구에 들어서니 비는 멎는 듯 했으나 동행한 두분 말씀이 '대구는 비가 오기 어려운 곳'이란다.
저녁을 들며 일기예보를 들으니 내일도 비는 계속 내린다는 것, 대구에 머물고 아침새벽 인각사를 가려던 꿈은 접어 버릴 수밖에 없었다. 난 그냥 심야우등버스로 귀경하고 말았다.
나는 내가 왜 보각국사(普覺國師) 일연(一然,1206~89)과 『삼국유사』에 집착하고 있는가를 되새겼다. 그 결과 일찍부터 일연과 『삼국유사』를 탐독해 왔다는 사실과 이를 통해 여러편의 희곡을 썼다는 고마움이 그 집착의 원인이라 여겼다.
분명히 집에 가지고 있는 많은 책가운데 교과서 및 사전류을 빼고 가장 많이 읽은 책이 『삼국유사』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이책을 읽어왔기에 한국인으로 클 수 있었고 지금도 "한국적"인 예술에 몰입하고 있다고 여긴다.
한국인이 되려면 자기나라 역사를 알아야 한다. 그러자면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일연의 『삼국유사』는 필독해야 한다. 이 속엔 신라, 고구려, 백제의 역사가 들어있고 신화, 전설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모든 것이 점철되어 있다. 그래서 육당 최남선 같은 이는 『삼국사기』 『삼국유사』중에서 하나를 택하여야 될 경우를 가정한다면 "나는 서슴치 않고 후자를 택할 것"이라고 까지 하지 않았던가? 가장 많이 읽힌다(?)는 '성경'(구약,신약)은 남의 나라 역사 이야기다. 『삼국유사』를 늘 탐독하자.
명년 '삼국유사문화제'는 꼭 『삼국유사』를 읽은 이들과 함께 찾고 싶다.
김흥우(동국대 예술대학장 / 희곡작가)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