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신행단체들 하나로… 도심 포교 구심점 자리매김”
교양대학 개설해 교계에 활력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신행 단체를 한데 묶어 오직 지역 포교 활성화만을 위해 단합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불교회관의 최대 장점 아니겠어요.”
김제 금산사가 운용에 관한 전반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전북불교회관의 이원일 사무과장은 포교 역량을 하나로 결집할 수 있다는 점을 지역 불교회관의 순기능으로 꼽는다.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청년, 봉사, 복지 등 각계의 신행 단체가 불교회관에 입주해 포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계층간 포교 노하우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지역 도심 포교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불교회관 이외에 지역의 유력 사찰이나 사암연합회와 연계해 불교회관을 설립한 곳은 경주 불국사문화회관을 비롯한 대전백제불교회관, 부산불교회관 등으로, 개관 1년이 되기 전에 이들 회관에는 적게는 30여 곳에서 많게는 100여 곳 이상에 달하는 각계 신행 단체가 ‘떠돌이’가 아닌 ‘안정적인 포교 사업’에 진력하고 있다. 백제불교회관 김경범 상임법사는 “불교회관은 산사를 자주 찾을 수 없는 불자들에게 정기적으로 불교 교리 등 교육을 전담하는 교양대학을 개설해 운용할 수 있을뿐더러 다양한 전통 문화 프로그램도 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대전 지역 포교 활동이 불교회관 개설로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회관이 이와같이 포교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한 가장 큰 요인은 지역 사찰의 적극적인 후원과 동참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절 신도 빼앗아 간다” 사찰 견제로 불자 발길 ‘뚝’
돈벌이 행사 유치 이미지 실추
“4년 전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지역 포교 활성화를 위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사찰들이 자기 사찰의 신도를 빼앗아 간다며 협조하지 않아 교양 대학 운용에도 어려움이 큽니다.”
개설 당시만 하더라도 중부권을 대표하는 불교회관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 ?? 불교회관을 바라보는 이 지역 불교 지도자의 걱정 섞인 말이다. 이 회관이 이와 같이 활동이 약화된 원인은 지역 사찰과 효과적으로 교류를 꾀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살고 있는 불자들을 위한 전문적인 신행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용할만한 역량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회관에서는 일반 사찰과 같이 등 접수와 기도 동참을 유도해 지역 사찰들로부터 ‘우리 신도를 빼내간다’는 비판을 받게 됐고 회관 운용 기금 마련을 위해 일반 기업의 돈벌이용 이벤트를 유치해 불교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비판을 받기에 이르렀다.
지역 사찰과 함께 불교회관을 설립했다가 스님들의 견제로 아예 교양 대학 신입생을 모집하지 못한 곳도 있다. 93년 지역 사찰과 신행 단체, 청년회가 연계해 문을 연 진주불교회관의 경우 지역 사찰과 스님들의 외면으로 이제 불교회관 운용 자체가 어려운 지경이다. 이 회관의 관계자는 “지역 불교회관의 가장 바람직한 모델은 지역 사암연합회가 함께 참여해 회관을 함께 운용하고 사찰에서 할 수 없는 포교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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