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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위에 오른 ‘잘못된 경전 번역’

기자명 권오영
  • 교학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번역문제 다룬 학술세미나 잇따라 개최

종단 지원 바탕 ‘번역 시스템’ 구축 시급


최근 경전 번역에 대한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역경 오류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진설명>지난 10월 14일 전자불전연구소가 개최한 '불전번역의 제문제' 학술세미나.

지난 10월 24일 동국대 전자불전연구소(소장 보광 스님 이하 전자불전연구소)가 ‘불전 번역의 제문제’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 데 이어 불교학연구회(회장 해주 스님)도 오는 11월 8일 추계학술대회에서 경전 번역 오류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한다. 또 불교학계 내에서도 잘못된 역경을 근본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역경 오류 문제는 어디에서 출발한 것일까?

기존의 역경들은 누구를 위한 번역인가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따라서 현대적 감각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기보다는 기계적인 직역에 의존해 쉽게 읽혀질 수 없었던 폐단을 안고 있었다. 경전을 한글화하는 것은 결국 불교를 대중화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일상용어와 직역이 아닌 의역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 회장 전재성 박사는 “그 동안 번역된 경전들은 언어학적-문헌학적 이해 없이 원문 그대로의 직역에 의존한 기계적인 역경으로 그 의미가 원래의 뜻과 상이한 경우가 많았다”며 “올바른 역경을 위해서는 현시대에 맞는 보편적인 일상어로 번역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올바른 역경서들이 양산되기 위해서는 경전을 번역하는 인력들의 공동작업을 통한 역경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 중국에서 활발하게 역경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국가적인 막대한 지원을 바탕으로 초벌-중의-윤문-감수 등의 체계적인 공동 작업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단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우수한 역경사를 배출하고 이를 통해 역경을 위한 공동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불교계의 현실은 역경은 언제나 홀대받고 있는 실정이다.

동국대 강사 묘주 스님은 “역경 사업은 조계종단의 3대 사업 중에 하나이지만 종단적인 지원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종단은 역경 사업에 대한 지원과 함께 역경사 양성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불교 경전이 생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역경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언어 역시 다양하게 변화하기 때문에 그 시대 문화와 언어에 맞는 역경이 계속해서 이뤄져야한다.

동국대 교수 해주 스님은 “역경은 불교의 대중화와 교학적 발전을 통해 불교의 생명력을 유지 시키는 것”이라며 “종단과 학자들이 함께 노력해 역경의 오류를 막고 일반 대중들을 위한 한글경전 발간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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