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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집착 굴레서 벗어나라

기자명 이미령
행복은 마음 속에 존재한다꿈꾸는 듯한 표정의 예쁜 여자가 허름한 가게 안으로 들어와서 이렇게 묻습니다.

“저… 여기 혹시 좋은 소식만 나오는 텔레비전 없나요?”

부자 되시라는 멘트로 한 때 우리나라를 부자열풍에 휩싸이게 만든 카드회사의 광고이지요. 저는 이 광고를 볼 때마다 정말 그런 텔레비전이 있으면 아무리 비싸도 한 대 꼭 들여놓겠다고 다짐합니다. 좋은 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니까요.

사람은 행복해지는 것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불행하다는 뜻이고, 불행하다는 것은 괴롭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괴로움을 좋아하는 이는 온 우주를 다 뒤져보아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괴로움을 피하고 행복(즐거움)을 얻으려는 것은 목숨 있는 자의 본능이라 하겠습니다.

“복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것은 사랑스럽고 즐거운 것으로, 마음으로 늘 생각하는 것이다. 왜냐면 복은 즐거운 것이기 때문이다.”(『중아함 복경』)

자,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떤 것들이 행복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하얀 종이에 솔직한 여러분의 행복을 적어보십시오. 좀 유치하다 싶어도 가급적이면 구체적으로 자신의 바람을 적어보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여러분이 “아, 이 정도라면 나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어”라는 윤곽이 보일 것입니다. 그렇게 적은 종이를 앞에 두고 이제 한번 생각해봅시다.

그 소망들이 다 이루어질 거라고 여러분은 자신하십니까?

그리고 그 소망들이 다 이루어지면 진짜 여러분은 “나는 이제 행복하다”라고 만족하실 수 있습니까?

저와 가까운 사람 하나가 결혼한지 3년 정도 되어도 아이가 없었습니다. 그 친구네 집안에서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열심히 병원 치료도 받고 온갖 민간요법을 구해 다니다 마침내 아이가 생겼고 ‘천만다행’으로 아들을 낳았습니다.

“축하해요. 그토록 바라셨는데…. 건강하게 잘 기르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덕담을 건네는 저에게 그 산모가 말했습니다. “우리 어머님이 이왕 아들 낳은 김에 아들 하나만 더 낳으래요. 그래서 딸만 있는 큰집에 보내래요.”

맙소사… 사람의 욕심이란 것이 이렇더군요. 자식이 없을 때는 그저 아들이건 딸이건 아이 하나만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았는데 그 일이 이루어지니 그게 전부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행복할 수는 없지요. 이러면 행복할까, 저러면 행복할까 하면서 행복의 조건들만 채워가다 그 귀한 한 생을 다 마칠 뿐입니다.

약초나무가 한 그루 있었습니다. 이 나무에는 ‘내 것’이라는 이름을 가진 새 한 마리가 둥지를 틀고 살고 있었습니다.

봄이 되어 사람들이 약재를 따러 오면 ‘내 것’ 새는 이렇게 비명을 질러댔습니다.

“이건 내 것이다. 이건 내 것이다. 내 것. 내 것.”

하지만 사람들은 ‘웬 새가 이렇게 유난스레 지저귄담…’이라는 생각조차도 하지 않은 채 무심히 약초를 다 따갔습니다. 새는 열매가 없어질까 걱정이 되어 목이 터져라 ‘내 것, 내 것’하며 울부짖었고 끝내 그로 인해 죽고 말았습니다.(『불설시아소경』)

행복의 조건들을 채워가다 결국 한번도 만족하지 못한 채 숨을 거두는 인간들의 모습이나 눈앞에서 제 것을 잃어도 아무 저항 못한 채 ‘내 것’이라고 소리치다 죽는 새의 모습은 그리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세속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란 것이 이렇습니다.

행복을 비는 인간의 실정이 이러할진대 『보문품』에서는 무슨 뜻으로 관세음보살님 앞에서 예배하고 공양하면 다 이루어진다고 하였을까요?


이미령/동국역경원 역경위원

lmrcitt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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