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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수행 경험 쌓겠다”

기자명 안문옥

내가 초심자로 돌아간다면

누구에게나 초발심을 냈던 시절이 있다. 불교에 대한 호기심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의문을 가지며 의욕을 앞세우지만 불교 공부를 하려고 해도 어떤 것부터 해야할지 몰라 초보불자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불심 지극하기로 소문난 베테랑 불자들을 대상으로 ‘만약 초발심을 냈던 시절’로 돌아간다면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하겠는지 물어보았다.



# 불교대학 문을 두드려라

“불교를 조금만 더 일찍 접했더라면”이라는 말로 입을 연 홍종래 할머니(62·해탈심)는 젊은 나이에 불교를 알았더라면 불교대학에서 체계적으로 불교를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눈이 침침하고 체력도 예전같이 않다는 홍 할머니. “부처님의 좋은 말씀도 이제는 스님의 법문시간에만 들을 수 있다”며 “10년만 젊었다면 당장 불교대학에 입학해 불교교리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얼마 전부터 쓰기 시작한 신행일기도 절에 처음 간 갔던 날부터 꼼꼼하게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절에는 오래 다녔어도 구체적으로 불교 공부를 한 경험이 없는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또 “체력적으로 힘이 많이 드는 용맹철야정진에도 꼭 동참해보고 싶다”며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여러 가지 수행 경험을 쌓으라”는 말을 전했다.


# 대학동아리 활동 하겠다

지난 4월 강남면허시험장 불자회를 창립한 진록 (42·광우)씨는 ‘초발심으로 돌아간다면’에 대한 답변으로 “대학생을 위한 불교동아리에서 적극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시절 그는 학교 불교동아리에서 활동했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젊은 피라고 할 수 있는 20대에 학교에서 불교동아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다면 주변의 친구들과 교수님들에게도 불교를 포교하는 것 뿐만 아니라 확실하게 불교 공부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만약 대학 시절 불교를 처음 만나는 학생이 있다면 나이 들어 후회하지 않도록 대불련 등 불교동아리 활동에 적극 참여해보기를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또래의 친구들과 교류를 통해 보다 입체적으로 부처님 법을 접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진씨의 말이다.


# 곳곳의 성지로 떠나겠다

전국으로, 해외로 성지순례를 다닌지 15년이 된 김현학(42·원행)씨는 “좀 더 젊은 시절에 더 많은 불교성지를 방문해보지 못한 것이 한”이라고 말했다. “특히 결혼 후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많고 시간이 흐르면서 현실과 타협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 때 ‘그 당시에 좀 더 많은 곳으로 성지순례를 떠나고 더 깊이 공부할 것을’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남녀를 불문하고 직장 생활을 하거나 가사를 책임지고, 아이를 키우면 좀처럼 자기를 돌아볼 기회를 갖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라는 베스트셀러에 ‘최대한 많은 나라에다 똥을 싸라’ 라는 내용처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성지순례는 짬을 내서 젊은 시절에 가라는 얘기다.

성지순례는 불교에 대한 이해와 견문을 확실하게 넓힐 수 있는 방법 중 하나. 베테랑불자들은 가능한 한 많은 불교성지 여행을 꼭 가볼 것을 권했다. 성지 순례를 통해 신심이 두터워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 확실하게 미쳐야 그 맛 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무리 불교가 좋고 부처님 말씀이 좋다해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팔만대장경 또한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되고 만다. 6년 동안 빠짐없이 전국의 유명사찰로 기도순례 법회를 다녔던 무루회 배득연 (56·문수안)장은 ‘불교를 즐겨라’라고 말하며 “초발심을 낸 불자라면 불교에 미쳤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한번 빠져보면 그 참된 깊이와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칼을 뽑았으면 썩은 무라도 잘라야 한다’는 속담이다. 겉핥기로 불교를 접하지 말고 자신의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야 불교의 참 맛을 안다는 설명이다.


# 계율 지키고, 경전 읽겠다

불자라면 당연히 지켜야하는 오계(五戒) 또한 초보불자들이 하루 빨리 지켜야 만 하는 숙제이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부득이 오계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최근 법보닷컴 여론조사에서 ‘오계 가운데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이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140명 가운데 35.7%(50명)가 ‘불음주’라고 답변했으며 ‘불망어’라는 답변도 27.1%(38명)라는 통계가 나와 참된 불제자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술과 고기를 먹지 않은지 10년이 넘었다는 당곡초등학교 진정순(60·법해성)교장은 “음식을 먹는다는 것 또한 수행의 하나”라며 “초심자라면 오계를 실천하려는 노력과 함께 화엄경, 금강경 등 부처님의 말씀을 직접 보고, 듣고, 쓰는 것이 진정한 불자”라고 당부했다. “불음주 계를 지키고 고기를 먹지 않으니 몸이 가벼워지고 피가 맑아져 어디서도 떳떳하게 불자라고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천천히 가는 것을 두려워 마라

늦깎이 초보불자들은 특히 늦게 불교에 입문했기 때문에 짧은 시간동안 불교를 더 많이, 더 깊이 공부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의욕만 앞세워 많은 양의 불교교리를 공부하는 것이 깨달음에 이르는 지름길은 아니다. 베테랑 불자들은 늦깎이 초보불자들을 위해 이렇게 조언한다.

“비록 늦게 불교를 접했다 하더라도 하나씩 차근차근 공부하겠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초발심 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꾸준히 불교공부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공부를 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안문옥 기자 moonok@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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