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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문제에 불교계 나서야

기자명 구본희
시청의 성공회 대성당 안에는 4년 이상 된 이주노동자 60여명과 그들과 함께하는 한국인들이 ‘4년 이상 된 외국인의 전원 합법화’를 외치며, 벌써 20일째 농성을 하고 있다. 11월 15일에 시작된 이번 농성엔 성공회 대성당 외에 한국기독교연합(NCC), 기독교백주년 기념관, 명동성당을 비롯해 전국에서 총400여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 지루하고도 힘든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목사-신부 지지 방문 잇달아

성공대 대성당 안에는 성공회와 원불교 봉공회, 기독교 장로회와 정토회에서 마련한 따뜻한 점심 공양이 제공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지지 방문을 해 주고 있다. 목사님, 신부님, 일반 시민들까지 이 곳을 방문해 기도해 주고, 우리들과의 연대를 약속해 주고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특히 KNCC(한국기독교연합회)에서는 ‘이주노동자강제추방반대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까지 정부의 이번 정책의 부당함을 알리고, 함께 연대해주겠다는 약속까지 해 주고 있다.

그러나 왠지 모를 씁쓸한 기분이 든다. 많은 종교단체, 시민들이 이주노동자들에게 정성어린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데 비해 불교계는 참으로 인색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정토회에서 식사와 지지방문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불교인권위’의 진관 스님과 ‘불교 소수자의 벗’에서 지지 방문을 다녀가기는 했지만, 아직도 불교계는 이주노동자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는 것 같다.


불교계, 외국인 문제 무관심 일관

이주노동자들 중 불교국가인 미얀마, 네팔, 스리랑카 분들이 다수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불교계는 그들에게 어떠한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오히려 그들에 관한 관심을 부탁했을 때 우리에게 되돌아온 건 공문을 보내달라는 안일한 답변뿐이었다.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다라카’씨가 죽었을 때도, 방글라데시아 이주노동자 ‘네팔비꾸’가 죽었을 때도 불교계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주노동자 대부분은 불자

그들은 불자였지만 목탁 소리 한 번 듣지 못했고, 스님들의 작은 기도 소리마저도 듣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났다. ‘네팔 보턴’이 형의 죽음으로 슬퍼하고 가슴 아파할 때도, 불교계는 손 한번 잡아주지 않았다. 그가 살고 있는 방에는 방글라데시아의 스님 사진이 걸려 있지만 진작 그들을 찾아가 보살피고 있는 사람은 오히려 전도사였다.

사람이 죽음을 맞이할 때가 되면 종교가 없던 사람도 종교를 갖게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인산이 가장 절박할 대는 종교를 찾게 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한국에 있는 많은 이주노동자들도 기본적인 인권을 빼앗긴 채 절박함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지금 정말 필요한 것은 종교적인 힘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불교계도 방관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자살하는 이주노동자가 나오지 않도록, 부당하게 강제출국을 당하는 이주노동자가 없도록, 반인권적인 대우는 받으며 일하는 이주노동자가 없도록 불교계도 나서야 한다.


구본희 간사/김포외국인인권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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