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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이 소장했던 고문헌, 도록으로 발간

  • 교학
  • 입력 2021.05.30 13:44
  • 수정 2021.05.30 19:30
  • 호수 1587
  • 댓글 0

불교학술원, 2017년부터 정밀조사 실시
사진, 해제, 특징, 연구 성과 등 담아내
희귀 유일본 ‘십현담요해언해’도 소개
“기록유산, 삶의 지혜되도록 노력할 것”

성철 스님이 생전 숙독하고 연찬했던 고문헌 120종이 도록으로 발간됐다. 1475년 설잠 김시습이 중국 동안상찰(?~961) 선사가 지은 ‘십현담’을 주해한 ‘십현담요해’를 언해한 정수사판 ‘십현담요해언해’ 등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희귀본도 함께 수록됐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원장 자광 스님)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사업단은 최근 “백련암 소장 고문헌 도록을 담은 ‘성철 스님의 책’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불교학술원은 2017년 8월 해인사 백련암 소장 고문헌 예비조사에 착수, 그해 11월1일 백련암과 ‘불교기록문화유산 조사·촬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9월까지 한국간행본 584책, 중국간행본 1646책, 일본간행본 1책 등 2231책을 고해상도로 촬영, 정밀 조사했다. 이 가운데 한국·중국·백련암 전래본 등 120종 문헌을 선별해 도록에 담았다. 사진 자료와 해제를 수록하고 각 문헌의 성립과 판본, 특징 등 그간 연구성과를 제공했다.

남권희 경북대 명예교수의 연구논문 ‘해인사 백련암 소장 한국본 불서의 현황과 가치’도 함께 실렸다. 백련암 소장 한국 불교문헌 102종 383책을 주제별, 반본별, 간행 시기별, 간행 사찰별, 장정 형태별로 개괄하고 이 가운데 주목해야 할 고려·조선시대 주요 문헌을 소개해 성철 스님이 소장한 문헌의 서지적 가치를 꼼꼼히 살폈다.

남 명예교수가 소개한 고려시대 자료로는 재조대장경 ‘대반열반경후분’(1241), ‘불설관정발제과죄생사득도경’(1243), ‘보변지장반야바라밀다심경’(1246), ‘종경록’(1246)과 사찰 간본 ‘묘법연화경’(1236), ‘선문염송집’(1243)이 있었다. 이 가운데 고려 인출본은 없고, 모두 조선 전·후기나 근대 인쇄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선 전기 자료로는 왕실발원판과 간경도감판 각 1종을 포함해 목판본 16종이 소개됐다. 15세기 간본이 4종, 16세기 10종, 간년 미상 2종이었다. 왕실발원판인 ‘대장일람집’은 10권 10책으로, 권10에 수록된 김수온(1410~1481)의 인출 발문에 따르면 성종 3년(1472) 인수대비가 세조, 덕종, 예종의 명복을 빌고자 불교문헌 28종 2795책을 간행했고, 이때 ‘대장일람집’은 40건 인출됐다. 하지만 백련암 소장본은 이보다 앞선 시기 판각된 여말선초 간행본으로 추정했다.

‘선종영가집언해’ 상하권 2책으로 세조 10년(1464) 간경도감에서 간행됐다. 당나라 영가현각(647~713) 선사가 찬술한 수선의 요결을 10편을 위정이 본문하고, 송대 행정이 주해했으며, 정원이 과문으로 정리한 것을 조선 세조(재위 1417~1468)가 구결을 달고 신미 스님과 효령대군이 국역했다. 백련암 소장본은 고정지에 짙은 먹색으로 인출된 초기 판본이다.

중국 동안상찰(?~961) 선사가 지은 ‘십현담’을 성종 6년(1475) 설잠 김시습이 주석한 ‘십현담요해’는 희귀 판본으로 이를 언해한 명종 3년(1548) 강화도 정수사판 ‘십현담요해언해’는 현재 알려진 판본이 없는 유일본이다. 이외에도 ‘영가진각선사증도가’(1424), ‘묘법연화경’ 권1·권2~3(1470), ‘묘법연화경’ 권4~7(1513), ‘예념미타도량참법’(1503), ‘불설관무량수경’이 도록에 수록됐다.

조선 후기 자료는 목판본 55종, 목활자본 1종, 필사본 24종으로 모두 80종이다. 시기별로는 17세기 24종, 18세기 12종, 19세기 이후 41종, 간년 미상이 3종이다. 목활자본과 필사본은 대부분 19세기 이후로 분류된다.

남 명예교수는 “백련암 소장본에는 시대별 중요 문헌이 포함돼 있고 고려 대장도감, 조선 간경도감 판본을 비롯해 당대 중요 사찰에서 간행한 판본들이 다수 있었다”면서 “절첩 형태의 대장경 인출본이나 조선 전기 왕실에 의해 주도된 불서 출판활동, 지방 사찰에서의 언해본 간행활동이 확인되고 있어 백련암 소장본이 잘 관리되고 그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장 자광 스님은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 사업을 통해 소중한 불서가 서고 속에 머물지 않고 세상으로 나와 사람들 물음에 답하는 살아 있는 지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백련암 소장 고문헌에 대한 서지사항과 이미지 자료는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서비스 시스템(kabc.dongguk.edu)’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587호 / 2021년 6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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