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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宗서 대비주를 독송하는 까닭은?

기자명 권오영
  • 교학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화두=다라니… 수행 방편으로 사용”

동대 김호성 교수, 日 학술대회서 밝혀


중국 임제선의 영향을 받은 한국 조계종의 종지 종풍은 간화선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즉 오직 화두 참구를 통해 견성성불(見性成佛)에 이르러야만 한다. 그러나 간화선에서는 오랜 동안 화두 참구와 함께 ‘능엄주’나 ‘대비주’ 같은 진언 수행을 겸수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용성, 효봉, 동산, 성철, 서암 스님 등 한국 근현대 대표적인 선사들 역시 화두참선에 들기 전 진언수행을 병행할 것을 후학들에게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선과 대비주 독송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그 동안 무성한 추측은 있어왔지만 학술적으로 집중 조명되지는 못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동국대 인도철학과 김호성〈사진〉 교수가 최근 인도 전통종교에 나타난 다라니의 기능을 분석해 최초로 선과 대비주의 연관성을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 11월 29일 일본 교토 하라조루대에서 열린 국제불교학술대회에서 ‘선종에서 대비주를 독송하는 이유’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번역이 안된 범어 ‘다라니’가 중국 선불교가 정착하면서 ‘다라니’는 의미 없는 언어로 사용됐다”며 “이는 다라니의 기능이 의미의 전달보다는 정신을 집중시키게 하는 측면이 더 강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다라니’는 선불교의 화두와 같이 정신을 집중해 의심이 없는 상태로 들어가 선정에 이르게 하는 도구로 사용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라니’는 화두 참구가 올바르게 된다면 번뇌가 깨져 깨달음에 도달하듯 일심으로 염송하다 보면 모든 번뇌가 사라지게 돼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옛날 선사들은 화두와 다라니를 동일시했고 입선(入禪) 시간 이외에 부득이 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여러 가지 의식에서 ‘다라니’를 독송케 해 방선(放禪) 시에도 화두가 갖는 기능을 행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김 교수는 또 “선불교에서 대비주를 독송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다라니가 참회의 기능을 가지고 있어 업장을 소멸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화두 참구 이전에 다라니를 독송함으로써 자신의 두터운 업장을 소멸하고 이를 바탕으로 깨달음에 도달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되었음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재 학계에서 현대 각국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에 대해 다라니는 언어적 의미가 없기 때문에 번역한다는 것은 학문적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수행적 차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다라니를 언어적 의미에서 집착하기보다는 수행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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