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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妙 心

기자명 이종찬
‘견줄 데 없는 뛰어남’

‘미세함과 오묘함을 의미


‘妙’자는 ‘女’(계집 녀)자와 ‘少’(어릴 소)자가 어우러진 회의 문자라 할 수도 있고, ‘女’의 뜻 부분과 ‘少’의 소리 부분이 어우러진 형성문자라 할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어린 여인의 아름다움이 이 글자의 첫 인상이 될 수 있기에, 회의문자라 함이 좀더 친근감을 줄 듯하다. 원래 정하고 미세하다 함이 이 글자가 갖는 원초적 해석일 듯하다. 노자(老子)가 “욕심이 없으면 오묘함을 본다(無欲以觀其妙)”함에서 이 오묘함을 “미세함의 극치(微之極也)”라 하였다. 그러니까 결국 작다의 뜻이 이 글자의 회의적 표현이다. 그래서 일상어에서도 묘인(妙人)이라 하면 미인(美人)이고, 묘수(妙手)라 하면 예능인의 미세한 술수를 말하게 된다.

‘心’자는 지난 번 망심(妄心)을 설명할 때에 설명한 적이 있으니, 여기서는 글자 풀이는 생략하기로 한다.

묘심은 일반적 생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마음의 경지를 이르는 말이니, ‘妙’자의 자의적 해석으로의 미세하다는 의미에 기초를 두고 있다. 불가에서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것(不可思議), 또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을 ‘妙’라 하여, 어느 경전보다도 뛰어나 견주어 볼 데가 없는 경전을 묘전(妙典)이라 하여 법화경(法華經)을 이르는 말이 되거나, 견줄 수 없는 진리나 생각으로 미칠 수 없는 진리를 묘법(妙法)이라 하고, 깊고 깊어 헤아릴 수 없는 도리를 묘리(妙理)라 하는 등이 모두 미세 오묘함의 의미에서 전화된 용어라 하겠다. 노자가 『도덕경(道德經)』의 서두에서 천지 만물의 생생변화의 이 자연이 도(道)인데, 이 도는 현묘하다 할 수밖에 없고 이 현묘함의 아득하고 아득함이 모든 현묘함의 시작이다(玄之又玄 衆妙之門)이라 함도 이 불가사의의 묘법이라 하겠다.


이종찬/동국대 명예교수

sosuk0508@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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