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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화된 수행 선호… 쇼핑하듯 선택

기자명 탁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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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세계 재가불자들의 수행

성불에 이르기 위한 최상의 길, 수행은 더 이상 동양 스님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시아라는 공간, 승가와 재가의 벽을 넘어서 이제 세계인들의 삶 속으로 수행이 전파되고 있다. 미국, 유럽,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티베트 밀교·참선·위파사나 수행센터가 들어서고 있으며, 수많은 서구인들이 불교 수행법을 배우기 위해 동양의 불교국가들을 찾고 있다.

<사진설명>상좌부권과 대승권, 밀교권의 수행방법은 각각 다르지만 수행을 향한 재가불자들의 열정만은 차이가 없다.

서구에서는 수행이 하나의 ‘열풍’을 연상시킬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 배경을 살펴보면 달라이라마나 틱낫한 같은 스님들의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서양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단순화·현대화된 수행체계를 정착시킨 스님들의 공로가 숨어있다.

북아메리카에 150여 개의 분원을 둔 샴발라 센터와 샌프란시스코 선원, 프랑스 플럼빌리지, 영국 부디스트 센터 등 서구 토착화에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사찰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전통적인 수행체계의 큰 틀을 잃지 않고 보다 단순화 현대화된 새로운 수행체계로 서양사회에 접근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시아 재가불자들의 수행 열기도 다른 세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겁다. 근대 이전까지 승가의 영역으로만 여겨지던 수행은 이제 단기출가, 수련회, 집중수련, 주말수련 등의 이름으로 일반 재가자들 생활 속으로 침투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마하시 사야도를 비롯한 근현대 선승들이 비구계를 구족하지 않은 재가불자들도 수행할 수 있도록 사찰을 개방하고 전통적인 수행법들을 현대화했다. 또 수행센터를 찾는 일반인들에게 일대일 지도를 통해 수행법을 가르침으로써 ‘수행의 대중화’를 가져왔다.

한국과 대만, 중국 등에서도 재가불자들의 수행이 하나의 유행처럼 크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중국인들은 자본주의 문화로 인한 충격을 불교로 치유하려 노력하고 있다. 최근 티베트 불교를 찾아 라사로 떠나는 중국인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으며 각 도시마다 수행센터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현재 재가불자들의 수행 열기는 전세계적인 분위기라 할 수 있다. 경제성장과 함께 사람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정신적 가치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세계인들은 평화와 충만을 찾는 최선의 방법으로 ‘수행’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설명>오체투지로 히말라야를 오르는 티베트 불자.


상좌부권의 위파사나

동남아시아 재가불자들의 수행열기는 예로부터 무척 높다. 위파사나 수행처 호두마을 김재성 법사는 “동남아시아 재가불자들이 수행에 쏟는 열정은 동아시아의 불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 그들에게 수행은 생활과 늘 함께 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 불자들은 평생 1번 이상은 산퓨라는 단기출가를 경험한다. 2∼4개월 길게는 1∼2년동안 사찰에서 머리를 깍고 승가와 똑같은 수행생활을 체험하는 것이다. 일생에 한번 이상은 수행자의 삶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불자로서의 도리와 승가에 대한 존경심을 배운다는 것이다.

이러한 산퓨 외에도 낮시간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수행센터를 찾거나, 주말·휴가 등에 특정 기간을 정해놓고 수행하는 불자들이 많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초중등학생이 단체로 사찰에서 수행을 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남방불교의 수행법은 크게 사마타 수행법과 위파사나 수행법을 꼽을 수 있다. 사마타 수행법에서는 한가지 대상에 집중함으로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삼매에 드는 수행인 반면, 위빠사나는 끊임없이 변하는 몸과 마음의 현상을 관찰함으로써 지혜를 체득하는 수행이다. 태국에서는 사마타 수행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미얀마와 스리랑카에서는 위파사나가 중심이 된다.


밀교권의 람림 수행

깨어있는 동안 끊임없이 옴마니반메훔을 외우며 오체투지로 포탈라궁과 칼라스산을 오르는 티베트인들은 생활 자체가 수행인 사람들이다. 티베트인들은 자신이 이 땅에서 부여받은 한평생을 다음생에 기부하면서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행에 열심이다.

티베트 불교에서 가장 대표적인 수행법으로는 밀교 수행이다. 하지만 밀교 수행은 자기 제어와 수용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초보자들이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그래서 밀교 수행에 들어가기전 거쳐야할 준비단계가 바로 람림(Lamrim) 즉 깨달음으로 이끄는 단계적 수행법이다.

람림 수행에서는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는 훈련을 하며, 모든 것의 공성을 통찰하는 훈련을 하게 된다.

람림 수행의 방법으로는 온 몸을 땅에 붙이고 육도윤회 속의 모든 중생들에게 귀의하는 절 오체투지, 백자로 된 진언을 10만번 암송하는 금강살타 명상(vajrasarrva), 쌀과 보석을 만달라 판 위에 올려 쌓았다가 다시 쏟으며 기도문을 외는 만달라 공양(mandala), 나를 비우고 스승에게 귀의하는 기도문을 외는 구루요가 등이 있다.

세계적인 티베트 수행센터 중 하나인 투시타 명상센터의 프로그램을 보면 하루 일과가 참선 지도, 불교 강의, 구루 요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승권의 간화선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불자들은 화두나 공안을 통해 깨달음에 도달하는 간화선을 주로 하고 있다.

중국 불교를 전세계에 전파하고 있는 대만 불광산사의 수행법도 눈여겨볼만 하다. 불광산사는 ‘수행으로 인심을 정화한다’는 기치 아래 일반인들에게 맞는 수행을 전파하고 있다. 먼저 선체조를 하고 차를 마신 뒤 참선하다가 경행한다. 그리고 참선에 요긴한 법문을 듣고 다시 참선한 뒤 마지막으로 선체조로써 몸을 푸는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선불교를 미국에 가장 먼저 전파한 일본 불교 또한 참선에 기본을 두고 있지만 각 종파마다 독특한 수행법들이 발달해있다. 일본 일련종에서는 추위 속에서 물을 퍼부으며 고행하는 수행법도 있으며, 최근에는 도겐 선사의 산행 수행법을 하는 불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선승 도겐 선사는 평생 일본과 중국의 산을 수없이 오르내리며 행선(行禪)을 한 수행자로 알려져있다. ‘시코쿠 준네(巡禮)’ ‘고야산 준네’ 등 불교성지로 꼽히는 높은 산을 목표로 정해놓고 수행을 하는 불자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이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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