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열쇠, 慈悲
통일의 열쇠, 慈悲
  • 백경남 교수(동국대 정치외교학과)
  • 승인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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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9일부터 14일까지의 제6차 남북장관급 회담 이후 남북관계는 서해교전을 거치면서 6·15 공동선언 이전으로 되돌아가지 않나하는 우려와 함께 소강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제7차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10개 합의 사항이 도출되고, 8월 15일 57년만에 치러진 남북 8·15 민족공동행사의 성공에 뒤이어 30일 제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남북교류의 실천적 합의사항을 만들어냄으로써 남북관계 발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른 속도로 정상적인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9월 17일로 예정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의 평양 방문으로 이루어진 북·일 정상회담이 성공한다면 남북 화해·협력은 탄력을 받아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가 분단이래 처음으로 그 일정에 놓이게 된다. 마침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8월 23일에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이러한 움직임은 냉전의 빙벽이 안쪽과 바깥에서 해빙에 필요한 적정 온도와 만나게 되는 것을 의미하여 얼어붙었던 한반도 정세변화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12년 간 수교협상에도 진척이 없었던 북·일 간 문제는 일본인 납치의혹, 과거청산 문제가 있고 일본은 세계질서에서 팍스 아메리카나의 위치를 굳히려는 미국의 안보정책 노선에서 북한의 IAEA 핵사찰 수용과 미사일 개발 중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7월 1일 경제개혁 조치 이후 경제회생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북한은 대일 청구권에서 50억불 내지 100억불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일본·중국·러시아 4대국의 이익이 교차하고 대국의 영향력 확대와 복원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의 중심지인 한반도에서 강국들의 새로운 변화모습은 한반도 정세 안정화에 긍정적 기대를 가지게 한다.

분단 후 처음으로 만난 이러한 좋은 환경을 호기로 하여 남북이 화해·협력의 자주역량을 극대화하면 우리는 국제환경의 한반도 숙명론을 극복하고 동북아의 평화를 관리, 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게 된다. 이에 불교는 지금 시시각각으로 전개되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서 21세기 이러한 한민족의 비전을 읽고, 자비의 정신으로 빙벽을 녹여 새로운 시대를 설명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 8월 30일 제2차 남북 경협추진위원회가 합의한 9월 18일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공사 착공식은 끊어진 민족의 동맥을 연결하는 역사적 사건이다.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은 한반도를 한국·일본·중국·러시아·유럽의 동맥이 되게 한다. 이로 인하여 한반도는 동북아의 문화, 금융, 물류의 중추국가로 부상하게 되는 조건을 맞이하게 된다.

당장 동해선 1.5km 연결로 금강산 관광이 활성화되고, 경의선 북측 12km 구간이 연결되면 군사적 신뢰가 구축되어 한반도 냉전 해체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안보위협, 전쟁의 위협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남북한간 합의만 실천되면 이제 한반도 시간대는 단계적으로 새로운 전환국면으로 접어들어 21세기 평화와 자비, 번영의 시간대로 진입하게 된다.

한국의 경제역량은 극대화되고 동북아 지역 경제협력이 강화되고 만주 시베리아를 포괄한 무역이 증대되며 국가발전은 광역화하게 된다. 그러므로 남북 간 신뢰구축, 평화정착,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는 대륙진출의 단절에 따르는 인공(人工)의 섬을 벗어나 한반도 지정학적 이점과 기회를 살릴 기회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시대적 대업을 완성하는 민족의 역량과 지혜의 원천을 우리는 우리민족 정신에 녹아 1300여년의 통일국가를 유지했던 불교의 보살사상과 자비의 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백경남 교수(동국대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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