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 ‘대기설법’ 현장
달라이라마는 법회 중 농담을 잘 해 청중들이 보다 법문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부처님의 11대 제자가 ‘유머 제일’이었다면 달라이라마는 그 맥을 이었을 게 분명하다.
<사진설명>한국 스님들이 추위를 몰고 왔다며 법상에서 코를 닦고 있는 달라이라마.
한국 불자를 위한 대중 법회 첫 날인 29일 추위에 떨고 있는 대중들을 향해 달라이라마는 ‘추위’를 주제로 말문을 열며 다소 긴장한 한국의 불자들을 편안하게 했다. 내용인 즉 “갑자기 다람살라의 날씨가 추워진 걸 보면 아마도 이 추위를 한국의 스님들이 가져왔으며 추위 속에서 한국인 스님들의 머리가 유난히 빛이 난다”는 것이었다.
성하는 이어 “스님들 머리의 빛으로 추위를 이겨내자”고 한 뒤 “혹시 머리가 시린 스님들께선 모자를 써도 좋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직접 법의를 머리에 뒤집어 써 보이기도 했다.
법회 이튿날 통역을 담당한 설오 스님과 박은정 씨가 법문 한 구절이 끝났는데도 통역을 하지 않은 채 법상 위 성하를 빤히 바라만 보고 있자 달라이라마는 활짝 웃으며 “내 얼굴 보면 뭐가 나와, 날 보고 어쩌라고”라며 자신의 말을 놓쳐 당황하고 있는 통역자들의 긴장을 풀어 주었다.
달라이라마의 법문 중에는 늘 참여 대중을 위한 차 공양이 이어진다. 법회 첫 날 오후 법상 바로 밑에 앉아 있던 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이 차 공양을 받지 않자 달라이라마는 “큰스님 어찌 차 공양을 안 하시느냐”고 물었다.
방장 스님은 이에 “화장실 가기가 싫어서요”라고 답했다. 두 어른의 재치 넘치는(?) 답변이 오가자 법당 안은 웃음바다로 바뀌었다. 달라이라마는 법상에 오를 때마다 보성 스님과 반배 합장 인사를 나누며 예를 갖췄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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