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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율과 참선 관계 있나요?”

기자명 현웅 스님

계율로 지혜 키워야 참선도 잘해

Q : 계율과 기도불공은 참선과 어떤 관계가 있나요?

A : 불교에는 불공(佛供)드린다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부처는 자기 안에 있는 불성의 씨앗을 깨달아 꽃을 피워 그 향기를 보여준 사람입니다. 그 꽃을 보고 향기를 경험하게 되면 모든 좋지 않은 냄새가 없어지게 됩니다. 모든 어두운 것들, 즉 모든 번뇌 망상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것이 부처가 경험한 깨달음의 꽃입니다.

모든 사람도 마찬가지로 깨달음의 씨앗이 있습니다. 따라서 불공이란 씨앗이 싹을 틔우도록 하기 위해 망상을 쉬고 신심을 키우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해야합니다. 수행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정성을 들이는 일입니다.

육조 혜능 스님은 지나가다가 금강경 독송하는 소리에 깨달으셨습니다. 또 혜가대사도 보리달마의 한마디에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깨달음의 꽃이 피었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만 들어왔습니다. 육조스님이 홀어머니를 공경히 모시고 지내면서 효의 덕을 닦으며 살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효를 할 때 우리 안에서는 덕(德,virtue)이 자라납니다.

이런 효와 덕이 갖춰지면 나라는 에고(아상)가 없어지고 바깥경계와 다툼이 적어집니다. 그러므로 덕이 자라서 갖춰지고 근기가 성숙되어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입니다. 또 이런 생활태도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법과 스승을 만나게 되면 마음의 눈이 쉽게 열리게 됩니다. 육조스님은 불교를 모르지만 마음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을 생활 중에서 스스로 경험하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머무르지 말고 마음을 내라’라는 글귀가 들려왔다. 듣자마자 마음이 변화가 와 깨달아 버린 것입니다.

망상 속에 있으면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도 깨달음의 씨앗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그것을 믿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우리 안에 있는 깨달음의 씨앗이 나오려고 하는 것을 관심도 두지 않고 믿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들의 생활을 돌아보면 깨달음의 씨앗이 나오려 하면 밟아 뭉개버리는 사람도 있고 어리석음이란 미혹의 돌로 덮어놓는 사람도 있습니다. 거기다 집을 짓는 사람도 있고 소금물을 뿌리는 사람도 있고 고춧가루, 기름을 뿌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러한 일을 삼가지 않으면 우리들의 깨달음의 씨앗은 싹이 트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혜 없이 함부로 하는 것을 삼가는 것, 이것이 계율이 가지고 있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선(禪)은 불법의 정수이지만 인생을 함부로 살아온 사람이 선을 갑자기 하려 하면 쉽지 않고 오히려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그러므로 불교에서는 초보자에게 처음부터 선을 가르치지 않고 기도도 하고 참회도 하고, 경전을 배워 신심을 튼튼히 하고, 계율을 가지고 몸을 삼가며 정화하고 부지런한 생활을 익혀 완전히 생활패턴을 바꾸어 주는 것입니다.


현웅 스님/미국 버클리 육조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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