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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여… 관세음 보살을 염하라”

기자명 이미령
왕자는 순전히 장자를 놀려볼 심산이었건만 장자의 마음은 오직 부처님이 가득 들어차 있었기에 티끌만큼의 농이 깃들 수는 없었습니다. 장자는 이내 자신의 전 재산을 수레에 가득 실어서 왕자에게 보냈습니다.

나는 그저 장난으로 한 말이니 수레를 몰고 돌아가라는 왕자.

이미 당신은 동산의 값을 말하였으니 그건 팔겠다는 의사가 있는 거라며 부득부득 우기는 장자.

급기야 재판으로까지 가게 되었고, 현명한 노인들은 장자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제 장자는 손수 금화를 내려서 동산을 덮기 시작하였습니다. 앞서 』보문품『에서 “62억 항하의 모래 같은 보살의 이름을 받들어 목숨이 다하도록 음식 등으로 공양한다면”이라는 부분을 읽을 때면 저는 언제나 급고독장자가 왕자의 동산에 금화를 까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나이 지긋한 거사님이 허리를 구부리고 그 넓은 동산에 금화를 한 닢씩 채워가는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장자는 이때 어떤 생각을 하며 그 힘든 작업을 해나갔을까요?

그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부처님의 모습만이 가득 차 있었고 입으로는 끊임없이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을 되뇌었을 것이라 상상해봅니다. 결국 장자의 신심에 감복한 왕자가 동산의 일부를 기증하기로 하고 그리하여 그 유명한 ‘기원정사’가 불교 역사에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이런 기회가 온다면 급고독장자와 똑같이 할 수 있겠습니까? 자식들 학원비며 결혼자금 대주기도 힘겹고 노후대책 세우느라 빠듯한 우리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우리의 마음은 더욱 옹색해져 불우이웃을 돕거나 절에 시주할 때면 남들 하는 거 만큼 해서 ‘욕만 안 먹으면 된다’는 생각이 앞설 때가 많습니다. 이런 우리에 비교할 때 급고독장자의 보시는 그 공덕이 얼마나 클까요? 그가 받게 될 공덕을 짐작해보면 나의 보시가 부끄러울 뿐입니다. 불보살님에게 공양하는 일은 급고독장자처럼 큰 부자에게나 어울리는 일이요, 나의 ‘푼돈 시주금’은 아예 내밀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라 생각도 해봅니다. 그러나 』보문품『의 다음 구절은 그런 우리의 생각이 한참 잘못되었음을 일깨워줍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받들어 한 때만이라도 예배하고 공양한다면 이 두 사람의 복이 똑같아 다를 바 없어, 백천만억 겁에 이르도록 다할 수가 없으리라. 무진의야,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받아 지닌다면 이와 같이 한량없고 가없는 복덕의 이익을 얻느니라.”

부처님은 급고독장자가 그같은 공양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살님에게 했더라도 내가 한 순간에 관세음보살님의 이름을 가슴에 간직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절을 올리며 공양한다면 그 공덕이 똑같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구절에서 또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관세음보살 단 한 분이 한 순간에 품는 사랑과 힘이 시방삼세를 가득 채운 보살님들의 힘을 모아놓은 것과 아주 똑같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여러분 앞에는 이렇게 큰 힘과 사랑을 지닌 관세음보살님이 계십니다.
불러 보십시오.

간절하게 그 이름을 불러 보십시오.

힘도, 돈도, 시간도 들지 않는데 뭘 망설이십니까?

수행에는 참선이나 경전 연구와 같은 어려운 수행법과, 보시나 염불이며 절과 같은 쉽게 할 수 있는 수행법이 있습니다. 참선을 좀 했다고 하여, 경을 좀 읽었다 하여 다 깨달은 양 으스대는 것은 교만입니다. 그러나 단 한 순간이라도 관세음보살을 마음에 떠올리는 일조차 하려들지 않는다면 이것은 더 큰 교만이요, 가장 무거운 죄악일지도 모릅니다.


이미령/동국역경원 역경위원
lmrcitt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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