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과 달라이라마
김 대통령과 달라이라마
  • 손혁재(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승인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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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한평생을 우리 나라의 민주화와 인권향상에 힘써왔으며, 특히 6·15 남북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의 싹을 틔운 것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2000년 11월의 일이다. 그로부터 일 년여 뒤 김대중 대통령은 이번에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의 자격으로 다시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 평화상 100돌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중국 눈치보는 힘없는 정부

100돌이어서가 아니라 21세기 들어 6000여 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끔직한 9·11 테러가 일어났고, 이에 대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 공격으로 무고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무차별로 죽어가고 있는 시점이라 이 심포지엄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안고 있다.

20세기의 분쟁의 원인과 21세기의 평화증진 방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간 이날 심포지엄에는 살아 있는 역대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의 거의 대부분이 참석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도 심포지엄에 함께 했다. 우연일지 모르나 김대중 대통령이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아시아의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연설을 했는데, 바로 3개월 전인 10월에 달라이라마가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기도 했다. 달라이라마와 인사를 나누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어떤 인사를 건넸을까.

이런 의문을 갖는 것은 세계적인 정신적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인 달라이라마의 한국 방문이 좌절되었기 때문이다. 1989년에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달라이라마는 그 뒤 김대중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달라이라마의 한국 방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거부하는 것은 중국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달라이라마가 방문한 나라는 미국, 일본, 유럽 여러 나라는 물론 동남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수십 개 나라이다. 심지어는 대만도 방문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도 달라이라마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노골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인도의 다람살라에 위치한 티베트의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는 달라이라마를 중국을 분열시키는 분열주의자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이 같은 중국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중국이 티베트를 침략해서 백이십만명의 티베트 사람을 죽였고, 티베트의 전통문화를 파괴했다. 그러나 달라이라마는 중국에 대해 보복하려고도 폭력을 쓰려고도 하지 않는다. 티베트의 자치와 티베트 문화의 보존만을 요구할 뿐이다.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도 달라이라마는 티베트 해방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달라이라마는 “큰 바다와 같은 지혜를 갖춘 스승”이라는 뜻이다. 노벨 평화상을 받은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달라이라마는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교를 통한 세계평화의 향상에 이바지했다. 그가 찾아간 나라마다 종교 사이의 대화와 관용의 기운이 확산된 것으로 평가받았다.



달라이라마 방한은 자주적 선언



특히 아프간 전쟁에서 종교가 분쟁의 도구나 당사자이기 때문에 종교 사이에 관용의 기운이 넘치고 상생의 문화가 살아나는 것은 평화를 이루는 일에 중요한 구실을 할 수도 있다. 이런 때에 달라이라마의 방한이 이뤄진다면 그 의의는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노벨 평화상을 받은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달라이라마는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교를 통한 세계평화의 향상에 이바지했다. 그가 찾아간 나라마다 종교 사이의 대화와 관용의 기운이 확산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루 빨리 달라이라마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한국이 역시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임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길임을 정부가 깨닫기 바란다.



손혁재(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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