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주에 도착한 덕산은 점심때가 되어 요기를 하고자 길거리에 전을 펼쳐놓은 한 할머니를 찾아갔다.
“어서 오시오. 바랑은 여기 내려 놓으시고. 그런데 바랑 속엔 무엇이 들어 있소?”
“금강경 주석서요. 아주 귀한 책이오.”
“그래요? 내 마침 궁금한 게 있어 물어보려고 했는데 스님이 가르쳐 줄 수 있겠소? 그리하면 내가 공짜로 점심을 드리리다.”
“금강경과 관련된 것은 뭐든 물어보시오.”
“경에 과거의 마음도 얻지 못하고 현재의 마음도 얻지 못하고 미래의 마음도 얻지 못한다고 했는데 스님은 어느 마음에 점심(點心)하시려 하오?”
덕산은 이 질문에 그만 말문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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