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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대표 선지식 12인 서울 심장서 禪 법문

기자명 채한기

조계사, 禪중흥 위한 선원장 초청대법회

2월 15일. 40여년 이상을 수행정진해 온 한국 대표 선원장 스님들의 향훈을 조계사 법당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됐다.

조계사가 주최하는 ‘한국 선 중흥을 위한 선원장 초청대법회’〈표 참조〉는 15일부터 5월 9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총 13회에 걸쳐 진행된다. 이번 대법회의 취지는 ‘간화선 위기론의 해법 제시’와 ‘재가 신도들의 수행 고취’ ‘수행의 대중화’로써 한국선의 진면목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볼 수 있는 자리다.

<사진설명>왼쪽 상단부터 고우 스님, 무여 스님, 혜국 스님, 대원 스님, 현웅 스님, 지환 스님.


선지식들의 생생한 ‘법문’

2004년의 화두가 ‘수행’으로 떠오른 지금 한국 선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전국 30여 시민 선원에서 3000여명의 재가불자들이 시민선원에서 안거 수행을 하고 있으며, 평상시에도 50여 시민 선방에는 직장인, 주부 등 재가 선객으로 붐비고 이다. 이같은 수행 열기는 이제 수행은 산중의 것만이 아니라 우리 곁으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수행의 시대에 전국 수좌 중에서도 내로하 하는 선원장 스님들이 불자들에게 감로의 법문을 설한다는 것은 실로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결핵으로 고생하던 20세 때 병을 고치기 위해 절에 왔다가 그대로 출가한 각화사 태백선원장 고우 스님은 1958년 청암사에서 서옹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수지한 후 1963년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지난 40여년 동안 용주사, 금영사, 각화사 등의 선원에서 정진해 왔다.

무여 스님은 법좌가 마련된 조계사와 깊은 인연이 있는 스님이다. 군 복무 시절 조계사 법회에서 ‘반야심경’강의를 듣고 ‘공’사상에 심취하며 불교와 첫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1966년 오대산 상원사에서 희섭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후 송광사, 해인사. 망월사, 칠불사 등에서 40여년 동안 수행한 스님은 1987년부터 봉화 축서사에 주석하며 납자들을 제접해 오고 있다.

용성-고암 스님의 법맥을 이은 학림사 조실 대원 스님은 세속 나이 16세 되던 해 고암 스님은 은사로 동산 스님을 계사로 수계받은 뒤 20세되던 해 동산 스님으로부터 구족계를 수지했다. 1986년 고암 스님을 증명으로 모시고 충남 공주 학림사 오등선원을 개산해 승풍을 진작시키고 있다.

제주 남국선원장 혜국 스님은 1962년 세속 나이 14세 때 해인사에서 일타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고 범어사에서 혜수 스님을 은사로 구족계를 받은 후 대승사, 봉암사, 칠불사 등에서 정진했다.

『묻지 않은 질문』으로도 우리와 친숙한 현웅 스님은 미국 버클리 육조사 주지로 주석하며 한국선의 우수성을 미국내에 전파하고 있다.

이외에도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을 역임한 바 있는 수덕사 설정 스님을 비롯해 법주사 선원장 함주, 화엄사 선원장 현산, 전 조계종 기본선원장 영진, 현 조계종 기본 선원장 지환, 쌍계사 금당선원 선덕 도현 스님과 현 총무원장 법장 스님이 대법회에 참여한다.


화두드는 법- 선의 진수 만끽

초청된 선승들의 면면 못지 않게 법문 또한 예사롭지 않다.

고우 스님의 ‘선의 본질과 의미’와 지환 스님의 ‘선 수행의 요체’ 법문을 통해 선의 진수가 무엇인지를 조목조목 짚어보는가 하면 무여 스님의 ‘화두 드는 법’, 설정 스님의 ‘단박 깨침(頓悟)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화두와 깨달음의 관계를 알아본다.

혜국,대원, 함주, 현산, 영진, 도현 스님은 선에서 말하는 ‘마음’이란 진정 무엇이며 이 ‘마음’이 수행 과정을 통해 어떻게 변모하는 지, 그리고 일상에서의 ‘마음’은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를 설파한다. 또한 현웅 스님은 한국 선의 세계화와 ‘생활선’을 위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한다.

무엇보다 불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법문 후의 질의응답 시간이다. 이 자리에서 수행에 관한 궁금증을 모두 풀어봄은 물론 자신의 수행과정에서 나타난 현상도 거리낌 없이 물어 지도를 받아야 한다. 한 자리에서 수승한 선지식을 만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계종 90여 선방에서 2000여 납자가 매년 두 차례 안거에 들어가는 구도열정은 한국불교의 독특한 수행 풍토이면서도 ‘산중에 머문 선’이라는 굴레를 벗지 못했다. 10여년 전부터 남방불교의 수행법인 위파사나가 확산됨은 물론 아봐타와 마음 수련 등 이른바 제3수행법이 급속하게 펴져 나가는 현실은 간화선만이 진정 사부대중 수행의 방편인가 하는 물음을 던졌다.


수행풍토 전환 계기 기대

그렇다면 과연 간화선은 일각의 지적처럼 위기에 직면해 있는가. 선가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간화선 대중화에 따른 방안은 모색해야 하지만 간화선이 갖고 있는 우수성을 평가절하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계사가 올해를 ‘수행의 원년’으로 정하고 이같은 대법회를 여는 것도 간화선의 독창성을 천명함은 물론 재가불자들의 수행 열기를 더욱 고취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불교의 총본산 조계사에 이런 법좌가 마련함으로써 분규의 상징으로 불리는 조계사의 이미지를 쇄신함은 물론 분규로 점철된 한국불교의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특히 현대문명 속에서의 간화선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일각의 우려를 씻어내고 서암, 서옹, 월하, 청화 스님을 비롯한 큰 스님의 입적에 따른 선지식 부재에 대한 우려까지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의를 갖는다.



채한기 기자 penshoo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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