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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간 ‘종무공조’ 가능할까

기자명 심정섭
  • 교계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겹치기 사업 많다” 여론

공조 성사 땐 ‘시너지 효과’


조계·태고·천태·진각종 등 불교계 주요 종단이 2004년 한 해 개별적으로 추진할 주요 사업은 포교, 복지, NGO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이 중에는 각 종단별로 추진할 사업이 중복되거나 유사한 경우도 적지 않고, 경쟁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교계에서는 주요 종단들이 상호 종무계획을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공조체제를 갖춰야 불교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상호 조율 없이 종단별로 계획한 사업에만 매달릴 경우 군 포교를 비롯해 몇몇 분야에서 자칫 어느 종단도 실익을 얻지 못한 채 시간과 삼보정재만 탕진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사진설명>교계 주요종단 대표자들은 1월 29일 신년하례회에 참석, 불교발전을 기원했다.


천태-진각 군법사 진출 핫 이슈

올 한해 각 종단별로 추진할 주요 사업 중에서 ‘종무공조’ 필요성 제 1순위로 꼽히는 분야는 군 포교다.

각 종단 대표자들이 연초 기자회견을 통해 앞다퉈 군 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투자 계획을 밝혔으나, 군 포교 발전이라는 대의에는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속내는 제 각각인 상황이어서 자칫 소모전으로 한 해를 마감할 수 있다는 경계론이 나오고 있다.

군 포교가 각 종단별 주요 관심 사항 중 하나임에도 공조하지 못하는 것은 각기 처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조계종은 전통과 질서를 앞세워 군 불교는 독자적 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고, 천태종과 진각종은 종립학교 졸업생의 군법사 진출을 전제로 군 포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천태종 총무원장 운덕 스님이 1월 13일 연두회견에서 “종단간 공조가 군 불교 중흥 해법”이라며 군 포교 활성화를 위한 종단간 공조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진각종 효암 통리원장이 1월 29일 이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양 종단이 조계종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과 종회의장 지하 스님은 1월 29일 종단협 신년하례회에서 양 종단 원장들의 “군 불교 문호 개방” 공격(?)을 받고 “군 불교의 전반적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공조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표명했으나, 군 법사 문호개방에 대해서는 여전히 “내부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며 난감한 입장을 보였다. 조계종이 청년포교의 대안으로 떠오른 군 포교의 실질적 발전을 위해 기득권을 내놓고 열린 자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나눔 운동’도 따로 따로

군 포교에 이어 ‘나눔 운동’도 종단간 공조가 필요한 사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각 종단은 연초부터 경제불황으로 인해 고통받는 이웃에게 삶의 희망을 주겠다며 대사회 회향 차원에서 ‘나눔 운동’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태고종은 1사찰 1선행운동을 통해 소외계층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고, 천태종은 3인이 결식아동 1인을 돕는 3·1운동을 계획 중이다. 조계종과 진각종 역시 사회사업 확대 차원에서 ‘자비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종단의 특성에 따라 선택하고 추진 계획을 세웠음에도, 지역에서 때 불교계의 이웃을 향한 ‘나눔 운동’이 분산되는 결과를 피할 수 없다. 때문에 지역별로 종단의 역량을 결집해 효과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조계, 진각, 천태종에 이어 태고종이 복지법인 설립을 본격화하면서 불교계 복지사업의 전반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종단간 보이지 않는 경쟁도 좋지만, 복지시설 수탁과 운영에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제도적 틀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 이상 양적 팽창에 연연하지 않고 불교복지의 전형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정부 상대 사업 공조는 필수

또 조계종의 역사문화기념관에 이어 태고종 전통문화전수회관, 천태종 유물전시관 등 각 종단이 정부 지원을 받아 건립하는 시설물에 대해서도 상호 정보공유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통문화의 연구 및 발전·전승과 문화재 유지·관리를 위해 필요한 시설물을 건축하는데 있어서 종단간 정보공유가 절실한 상황임에도 어떠한 논의 구조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단간 분야별 종무공조가 성공할 경우 상호 발전으로 이어지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할 때엔 자칫 공멸할 수 있다는 것이 주요종단의 올 한해 사업계획을 바라보는 불자들의 시각이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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