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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⑥

기자명 정태혁

定-慧는 열반적정 이르는 두 축


지난 호에 이어 16특승법(十六特勝法)의 나머지 단계에 대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8. 제심행(除心行)-탐욕심을 없애겠다고 하여, 마음의 실체를 살펴보면 잘못된 마음의 상태를 없애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릇된 마음의 상태가 사라지면, 안온한 본래 마음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9. 각심(覺心)-탐심을 없애면 마음이 안온하고 고요해진다. 그러나 이 때의 이 마음의 상태를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깨어있는 상태에서 안온함과 고요함에 머물러야 한다. 마음을 보는 것이다. 자기의 깊은 마음을 보는 단계인 것이다. 그러나 그 보는 마음 상태는 어떠한 것인가?

10. 영심희(令心喜)-이 때에는그 아무것도 없는 안온함과 고요함에 끌려서 침잠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도 떨치고 침잠함에서 일어서서 환희심을 일으켜야 한다. 왜냐하면 마음은 침잠하기도 하고 떨쳐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나, 침잠하고만 있으면 그것은 잘못된 마음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침잠된 마음은 다시 스스로 떨쳐 일으켜야 한다. 그 때에는 오직 환희심만이 일어난다.

11. 영심섭(令心攝)-환희심만이 일어나고 있으면 그것도 다시 걷어들여야 한다. 마음이 너무 환희에 들떠있기 때문이다. 너무 들떠있는 것도 안된다.

12. 영심탈(令心脫)-마음이 들떠 산란하지도 않고 침잠하지도 않게 잘 조절하여 침잠하거나 들뜨는 두 극단을 떠나서 중도(中道)에 있게 하는 것이다. 탈(脫)이란 두 극단을 벗어난다는 뜻이다.

13. 무상행(無常行)-마음이 두 극단을 떠나서 중도에 머물게 되면 능히 모든 존재에 대한 실상을 알게 된다. 곧 모든 존재의 생멸의 실상을 그대로 알게 되는 것이다. 모든 존재의 생과 멸의 실상이 곧 무상함이다. 그래서 이 단계에 이르게되는 것이다. 무상행이란 모든 존재가 무상하다는 진실을 그대로 본다는 뜻이다.

14. 단행(斷行)-모든 존재가 무상함을 알게 되면 모든 번뇌가 끊어지는 단계로 들어간다. ‘행(行)이란 마음의 움직임을 말한다.

15. 이행(離行)-모든 존재가 무상함을 알게 되었으니 이들에게 끌리지 않고 이들과 떠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 이것이 떠나고자 하는 마음의 움직임이다.

16. 멸행(滅行)-모든 것을 떠났으니 마음에 자재를 얻어서 걸리 바가 없다. 마음에는 아무것도 없이 멸진된 상태로 돌아간다.

이상과 같은 16단계로 수행하는 관법은 1∼4는 몸의 부정함을 관하는 것이고, 5∼8은 감각의 심의 활동이 모두 고(苦)임을 관하는 관법이고, 9∼12는 마음의 무상함을 관하는 것이고, 13∼16은 모든 존재가 실체가 없다는 무상(無我)를 관하는 것이다.

곧 깨끗하고(淨), 즐겁고(樂), 영원하며(常), 실체가 있다(我)는 네 가지 그릇된 생각을 없애고 일체는 모두 고요(一切皆苦), 모든 정신적·육체적 움직임에서 일어난 것은 무상하며(諸行無常), 모든 존재는 실체가 없이 이것과 저것과의 관계에서 있게 되었다(諸法無我)는 것이니, 이런 것을 모두 떠나서 열반의 고요함에 이르게 된다(涅槃寂靜)는 네가지 진리를 깨닫게 하는 관법이다. 바로 사념처(四念處)의 관법이다.

열반적정의 세계는 바로 정(定)이라고 하는 세계다. 이 정은 바로 혜(慧)로 이어지는 것이다. 정 없이 혜가 없고, 혜 없이 정이 따로 없다. 정과 혜는 표리의 관계요, 두 다리와 같다. 불교의 수행은 정과 혜를 겸해 닦아서 정과 혜가 서로 떠나지 않게 되는 수행이다. 그래서 정혜쌍수(定慧雙修)에서 정혜쌍운(定慧雙運)이 이루어진다.

『중아함경』 제29 용상경(龍象經)에서 ‘숨이 들고 날 때 잘 머물러 마음이 선(善)함에 이르러 정(定)이다. 용(龍)은 가고 그침에 다 정이요, 앉고 누움에도 정이다. 용은 일체시에 정이니 이것을 용의 상법(常法)이라고 하느니라’라고 했다. 여기에서 보이고 있듯이 걷거나 앉거나 머물거나 항상 정에 머물면 모든 그릇됨에서 벗어나서 있어야할 상태에 있게 되어 드디어는 수행이 완성되는 것이다.


정태혁 동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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