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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불자 함께 수행하고 정진”

기자명 탁효정
  • 기고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한국 비구니, 대만 불광산사 탐방기

한국 비구니 스님 30명이 1월 6일부터 13일까지 7박8일간의 일정으로 대만 불광산사를 다녀왔다. 일행은 불광산 본원을 비롯해 금광명사, 대북도량, 극락사, 불광대학 등 불광산사의 대표적인 분원 20여곳을 순방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9월 한국을 방문한 성운대사의 초청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한국-대만 비구니 교류 활성화’를 위해 기획된 이번 방문에는 본각 스님을 단장으로 옥수복지관 상덕 스님 등과 중앙승가대 비구니연구소 학인들이 참가했다. 본 글은 순례에 동참한 중앙승가대학 역경학과 도은 스님이 본지에 기고한 것이다.


비구니가 제 몫 할 때 불교 일어서

수행-포교-봉사 별개 아니다


<사진설명>기륭 극락사 해수관음 앞에서 선무도를 배우고 있는 한국 비구니 스님들.

대만 불교, 그 중심에는 바로 불광산사가 있다. 대만의 불교계는 신도들의 의식 수준이 높고 조직이 체계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불광산사 교육원장 자혜 스님에 따르면 대만불교는 산중에서 도시로, 사찰에서 사회와 가정으로, 출가 중심에서 재가교화 중심으로 걸어가고 있다. 50년 전 대만 불교는 기복 불교로서 노인들이 극락왕생을 발원하기 위한 염불당 정도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현재 대만에서는 젊은이들이 믿는 종교, 발전적이고 희망적인 종교가 불교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대만 불교가 세계 속으로 발을 딛기까지 불광산사의 체계적인 포교시스템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은 세계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불광산사는 지난 50년간 교육, 문화, 예술을 통하여 미래불교를 건설해야 한다는 확신 아래 대대적인 사업을 진행해왔다. 현재 출가자들은 교육, 문화예술의 지도자, 대만 사회에서 존경받는 지식인으로서 역할하고 있었다.


신도-스님 구분없이 교육

불광산사의 규모와 역할은 우리가 익히 듣던 것보다 훨씬 이상이었다. 대만의 사회, 문화, 종교의 한복판에 불광산사의 기치가 휘날리고 있었다. 불광산사에서 특이할 만한 점 중의 하나는 비구니 교육체계가 세계에서도 가장 선진적인 수준에 있다는 점이다. 첫날 좌담회에서 성운대사를 비롯한 불광산사 스님들은 대만에서 비구니의 지위와 역할이 평등하다는 것도 누누이 강조했다.


비구-비구니 차별없는 환경

비구니들이 비구 이상의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불광산사가 사회 곳곳으로 진출함은 물론 세계 속에 불교를 전파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불광산사 비구니 스님들의 기숙사인 광운관하나만 봐도 불광산사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무려 2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은 대만 비구니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비구니들이 와서 교학과 수행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어진 곳이다.

광운관을 탐방하는 중에 가장 부러웠던 것은 바로 도서관이었다. 엄창난 양의 장서도 그렇거니와 개인이 수행과 공부를 겸할 수 있도록 설계된 독서실 등은 그곳에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었다.


중생과 더불어 성불하리라

불광산사는 거대한 불교왕국이었다. 시설과 도량의 규모, 대중들의 숫자, 신도 조직력, 어마어마한 규모의 건물들, 무엇보다도 세계 불교의 중심도량을 지향하는 대만 불교의 원대한 포부는 우리에게 서늘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성운대사는 한국에서 온 일행에게 다음과 같은 말씀을 남겼다.

“출가자는 반드시 원력을 세워야 합니다. 포교 원력을 세우고 사찰 속에서 사회로, 산속에서 도심으로, 출가 수행에서 재가불자 교화로 나아가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있어서는 『화엄경』의 ‘不忘初心’으로서 처음 마음을 잊지 말고, 불교에 있어서는『유마경』의 ‘不請之友’로서 청하지 않아도 벗이 되어 도울 것이며, 사회에 있어서는 『八大人覺經』의 ‘不念舊惡’으로 옛날에 남이 나를 나쁘게 한 일을 생각하지 말고, 본인의 수행에 있어서는 『기신론』의 ‘不變隨緣’으로 인연을 따르되 자성의 청정심은 변해서 안됩니다.”

진흙탕에서 연꽃을 피우는 것이 불교의 진면목이라면, 불광산사는 참으로 큰 연꽃이었다.


정리=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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