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미륵사지석탑(국보 제 11호) 해체복원 공사과정에서 통일신라시대 소호편 등 중요 유물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얻고 있다.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지난 2월 18일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사업을 진행하던 중 지난해 6월 26일 미륵사지석탑 2층 옥개 받침석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명문(銘文)이 새겨진 납석제소호(蠟石製小壺) 2편과 와편(瓦片), 그리고 동전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소호편은 5cm×5cm 크기로 '대백사봉성(大伯士奉聖)…' 혹은 '대백봉성(大伯奉聖)…'등으로 추정되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를 '대백사(大伯士)'라고 해석하면 관직이나 인물, 지명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나 현재까지 밝혀진 명칭은 아닌 것으로 문화재연구소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 편에 새겨진 글씨 형태와 서체는 당의 서체가 수용된 이후의 필법인 것으로 보여 통일신라기에 사리소호(舍利小壺) 또는 골호(骨壺), 진단구(鎭壇具, 탑지나 건물지 밑에 묻어 붕괴를 방지하고 액을 예방하는 의식에 사용) 등으로 사용됐던 것으로 문화재연구소는 추정했다.
또 석탑 서측면 적심석을 해체하던 중 발견된 명문 와편은 고려 충숙왕 4년(1317년)의 것으로 미륵사지 발굴조사 당시 다량 발견된 명문 와편과 일치했다. 이와 함께 앞면에 '상평통보(常平通寶)', 뒷면에 '평(平)', '천(天)', '팔(八)'이 새겨져 있는 동전조선 정조 2년 이후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번에 발견된 유물이 개·보수 연대와 연관성, 혹은 납석제사리호가 유행했던 9세기 미륵사의 사찰활동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해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