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⑧

기자명 정태혁

초기 29종 수행법 戒-定-慧로 귀결

“비구들이여, 칠각지를 어떻게 닦아 익히고, 어떻게 널리 닦으면 지혜와 해탈을 원만히 할 것인가. 비구들이여, 비구가 있어 고를 떠남에 의하여, 탐심을 떠남에 의하여, 고의 멸에 의하여, 버리고 떠나는 곳을 향해서 가는 염등각지를 닦아서 익히고, 택법각지를 닦아서 익히고, …정진등각지를 닦아서 익히고, …희등각지를 닦아서 익히고, …경안등각지를 닦아서 익히고, …고를 떠남에 의해서, 탐심을 떠남에 의해서, 고의 멸에 의해서, 버리고 떠나는 곳으로 향해서 가는 사등각지를 닦고 익힌다. 비구들이여, 칠각지를 이와 같이 닦고 익히면 지혜와 해탈이 원만하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세존이 말씀하셨다고 경에 설해져 있다.

이것을 요약하면 올바르게 제법을 분별하여 깨달아서 선악을 분별하여 아는 것이 택법각지다. 그 다음에는 선으로 나아가게 되고, 선을 알면 그리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있게 되니, 이것이 정진등각지다. 이렇게 하여 한결같이 정진한 사람에게는 집착함이 없는 기쁨이 생길 것이니, 이것이 희등각지다. 이 희등각지에서 얻어지는 집착 없는 기쁨에서 다시 다음 단계인 경안등각지를 수습하게 된다. 마음에 기쁨이 솟아서 더욱 수행정진 하게 되면 마음이 유순해서 마음과 물이 쉬게 되니 이것이 경안등각지다. 이 단계에서는 몸과 마음이 평안하여 모든 인연을 떠나서 어떤 것도 얻음이 없는 단계로 간다. 이것이 사등각지다. 이렇게 하여 마음과 몸의 안정이 극치에 이르면 삼매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정등각지다.

여기까지 와서 비로소 욕심이나 노여움이나 어리석음의 때가 없어진 것을 스스로 알게 되고 깨달음의 세계가 나타나니, 이 때에 바로 나 자신을 찾게 된 것이요, 나를 수호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 경지를 호각지(濩覺支)라고 한다. 이와 같은 칠각지도 호흡에 정신을 집중하여 그것을 통해서 그것을 떠나는 과정에서 모두 얻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부처님은 왜 이같은 법을 설하셨는가? 보살은 모든 것이 공(空)이라고 관한다. 37종의 관법의 세계는 바로 공의 세계인 것이다. 공의 세계를 알고 증득하면 모든 것이 희론(戱論)인 것을 알게 되고 희론임을 알면 해탈한다. 희론인 공의 세계는 항상 적멸(寂滅)이니, 이것이 참된 법의 모습이다.

붓다는 일체가 고요, 제법의 무상이요, 제법이 무아요, 열반이 적정임을 알고, 일체가 희론임을 알게 하기 위해서 37종의 수행을 설하셨다. 그러므로 37도품의 수습은 바로 깨달음의 세계인 인연을 알고 인연법을 따라서 열반의 즐거움에 머물게 하고자 하는 자비심에 의해서 설해진 것이다.

붓다는 자비심으로 사념처(四念處)로부터 사의단(四意斷), 사신족(四神足), 오근(五根), 오력(五力), 칠각지(七覺支)를 통해서 팔정도(八正道)에 이르는 37도품을 설하신 것이다.
붓다의 최초 설법이 나타나는 『전법륜경(轉法輪經)』에서는 먼저 팔정도(八正道)를 설하셨으나, 열반에 들기 직전에는 37도품경을 설하셨다고 한다.

붓다가 열반에 드실 때에
“비구들이여, 이제까지 너희들에게 말한 법을 너희들은 모두 잘 가지고 행하여 생각하고 널리 알리지 않으면 안된다. 이 법이란 37도품이니라”라고 하셨다.(『장아함의 유행경』)
붓다가 입멸 직전에 29종의 행법을 더 설하신 것이다. 이 29종은 붓다가 때와 장소에 따라서, 근기에 따라서 스스로 실행하고 남에게도 실행하게 할 수 있도록 설하신 것이니, 이들 29종의 수행법은 팔정도로 들어는 것이다. 그러므로 팔정도를 나누면 37도품이 되고, 37도품을 성취하면 팔정도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계(戒)·정(定)·혜(慧)로 섭수된다.

여기에서 소개한 팔리어 ‘아나파나사티숫타’에서는 팔정도가 설해져 있지 않다. 이것으로 보아서도 ‘아나파나사티숫타’라는 경전은 붓다가 입멸하시기 직전에 비구들에게 수행법으로 요약하신 것임을 알 수 있다. 호흡이 들어가고 나가는 그 속에서 이들 29종의 수행이 다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태혁/동국대 명예교수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