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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불교에 사이언스 바람

기자명 탁효정
  • 해외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서구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포교로 전세계에 불교를 전파한 티베트 스님들이 최근 ‘과학 연구’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불국토 건설을 향해 성큼 나아가고 있다. 티베트 강원 커리큘럼에 ‘과학 교육’을 도입함으로써 불교와 과학간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설명>지난해 9월 다람살라에서 열린 과학워크숍에서 전기회로 설치 실험을 하고 있는 티베트 학인 스님들.


강원에 과학-수학교육 도입

인도 티베트 사원에서는 매년 9월이 되면 붉은 쵸그(가사)를 걸친 여러 무리의 스님들과 서양 과학자들이 달로부터 오는 빛을 흡수하기 위한 위성을 달고, 식물의 세포를 이식해 DNA를 추출해 내는가 하면 기하학으로 불교교리를 해석·토론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게놈 뉴스네트워크는 지난 2월 7일 “다람살라 승려 교육과정에 과학과 수학이 추가됐으며, 매년 사이언스 워크숍을 통해 과학과 불교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서구의 과학이 사원 교육의 일부로 도입된 것은 불교 승가의 역사상 최초”이며 “원자의 크기, DNA의 성분, 우주의 가장자리 등을 교육하는 이 기획이 스님들에게 새로운 정보와 관점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 티베트사원에서는 2000년부터 매년 9월마다 한달간 ‘과학 워크숍’이 열린다. 2000년 세라, 2001년 간덴, 2002년 데퐁사원에 이어 2003년에는 다람살라에서 열렸다.

티베트 연구보존 도서관이 주최하는 이 워크숍에는 세계의 저명한 과학자와 교수들, 티베트 강원의 학인 스님들이 물리학·화학·유전학·수학과 관련된 각종 실험과 토론에 참가한다. 이를 통해 티베트 스님들은 물리적 세계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게 되는 한편 서구 과학자들은 과학과 불교의 공통적인 코드를 도출해내고 있는 것이다.

티베트 강원에 과학교육을 도입한 장본인은 바로 달라이라마이다. 달라이라마가 과학지식이 티베트 학승들에게 보다 넓은 세계관을 제시해줄 수 있고 나아가 불교와 과학의 결합이 인류의 행복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경험주의 철학에 기반을 둔 서구인들에게 불교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통로가 바로 과학 교육에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달라이라마는 수년전부터 과학자들과 긴밀한 교류를 가지며 “과학과 불교는 둘다 인간의 궁극적인 행복과 만족을 찾으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양자의 결합이 이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는데 상호 도움을 줄 수 있다. 현대과학이 불교의 관점으로부터 많은 유용함을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해왔다.

최근 과학자들은 물리적 세계 바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인간의 심리, 뇌의 구조, 물리학, DNA 연구 등 각종 분야에서 불교와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의 연구 성과가 현대인들 서구사회를 비롯한 현대인들에게 불교를 홍포하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미래불교 위한 비젼

다람살라 정부의 ‘과학 교육’도입은 21세기 사회에서 불교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통적 승가 교육과 현실 세계의 조화, 불교의 국제화, 수행불교·생활불교의 정착을 지향하는 오늘날 달라이라마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미래 불교의 모델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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