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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만의 재회 “반갑다 손오공”

기자명 남수연
  • 불서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서유기』/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 연구회 옮김 / 솔

중문학 전공자로 막강 번역팀 구성

漢詩 ‘제 맛’ 살리는 데 꼬박 3년


‘날아라 슈퍼보드’ 혹은 ‘드래곤 볼’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몇 해전 텔레비전용 애니메이션과 만화책 등으로 소개되며 전국 어린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이 공전의 히트작들은 모두 ‘손오공’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손오공과 불경을 구하러 서역으로 가는 삼장법사, 사오정, 저팔계의 모험을 담은 『서유기』를 새삼 새롭게 소개한다는 것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여기는 『서유기』의 완역본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매우 최근의 일이다.

국내에서는 1965년 정음사에서 출간한 『서유기』 등 지금까지 5종의 번역서가 출간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출간된 이 번역본들은 고전 번역의 필수인 용어나 표현 등에 대한 역주 없이 원문을 직역하는 수준에 그쳤으며 간혹 일본어본을 그대로 번역하기도해 제대로 된 완역본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많았다. 특히 서시가 많은 『서유기』 원본의 특성상 한시의 맛을 제대로 살리는 번역은 최근까지도 난제로 남아있었다. 지난해 중국어 전문 번역작가인 임홍빈 씨가 번역해 출간한 『서유기』 10권(문학과지성)은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서유기 완역본이라 할 만하다. 그리고 1년 후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 대학원 출신의 소장파학자들로 구성된 ‘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 연구회’가 전10권으로 완역된 『서유기』를 다시 한번 우리 출판계에 등장시켰다. 중문학 전문가들답게 600여 편이 넘는 서유기의 서시들을 맛깔스럽게 우리말로 번역했다는 점에서 『서유기』 번역을 다시 한 단계 끌어올린 셈이다.

다섯 명으로 구성된 서유기 번역팀은 명나라 때 집대성 된 ‘이탁오비평본’을 저본으로 삼고 여타의 중국 출판사들이 간행한 세 종류의 다른 판본들을 서로 대조-검토하는 과정을 거쳐 원전의 오자까지 바로 잡는 성과를 일궈냈다. 특히 이야기꾼의 공연에서 비롯된 중국 고선 소설 특유의 형식이라는 『서유기』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했어요.” “~했지요.” 등 구어체의 어투를 사용했다. 덕분에 독자는 책을 읽으면서도 마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또한 ‘이탁오비평본’ 자체가 재기발랄하며 천방지축인 주인공 손오공의 모습을 부각시킨다는 점에서 여타의 판본들과는 차이를 두고 있는 만큼 독자들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듯한 손오공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불교와 도교에서 비롯된 수많은 한자 단어들을 최대한 이해하기 쉬운 현대적 표현으로 서술하며 각 회의 말미에 주석을 달고 각 권의 말미에는 또 다시 부록을 두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꼼꼼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각권 8,500원.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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