⑬북쿄대학 오노다순조(小野田俊藏) 교수
⑬북쿄대학 오노다순조(小野田俊藏) 교수
  • 강종원
  • 승인 2004.03.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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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라 논쟁술’연구…日 대표적 티베트 불교학자
일본의 불교학계가 높은 질적인 성과와 더불어 수적으로도 다양한 학자들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티베트 열풍과 더불어 일본에서도 티베트학 연구자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데, 일본학계에서 티베트학 분야로 주목할만한 학자에 오노다 순조 교수가 있다.

그는 일본에서 티베트어 회화를 자유로이 구사하기 시작한 초기 세대에 속하며, 몽골어와 만주어에도 조예를 가지고 있다.

야마구치 즈이호(山口瑞鳳)와 같은 일본 티베트학의 1세대 대가에게 깊이 영향을 받은 그는, 스위스의 티베트 공동체를 중심으로 인도와 라싸 등을 현장 체험하며 연구하였다. 특히 박사과정 입학과 더불어 시작된 스위스 유학에서, 당시 스위스에 티베트 겔룩파 계통의 세라사 전통 사찰을 세운 게셰 랍덴의 문하에서 티베트의 전통적인 승원 교육을 2년 간 수학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는 티베트의 논리학, 철학, 음악, 미술, 본교(티베트 전통종교) 등 티베트문화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였다. 그의 학풍 특징이 되고 있는 이러한 다양성은 티베트 탕카를 직접 그리며 기타연주와 노래에도 능하여 인도의 시타르와 티베트 현악기들도 연주하는 그의 예술적 끼와도 관련이 있다. 『티베트의 워르 만달라』(1991)와 같은 저서는 바로 그러한 그의 관심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음악-미술 등 티베트문화에도 관심

한편 일본의 다른 티베트 연구자들과 그가 다른 점은, 이시하마 유미코와 함께 『번역명의집(Mahavyutpatti)』의 새로운 교정본을 출판하기도 한 후쿠다 요이치나 세친의 『석궤론』 연구로 알려진 이종철 등 다른 연구자들이 대부분 불교학이나 철학적 관심에서 관련 티베트문헌으로 관심이 옮겨간 데 반해, 그는 처음부터 티베트문화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티베트라는 한정된 테마에서 벗어나 만주와 몽골 지역으로까지 그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데, ‘장역 무량수경 울란바토르 사본’(2003) 등과 같은 논문은 바로 그러한 연구의 결과이다.

이러한 그의 관심 변화는 보다 열린 세계를 지향하며 소수민족들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는 그의 세계관과도 연결되어 있는데, 옛 몽골제국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관심, 그리고 다양성을 용인했던 몽골제국이 추구했던 이상 등이 그의 이러한 관심 저변에 흐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는 대중적 동호회인 ‘다얀우르스’(http://www.netfam.co.jp/dayanulus/)라는 단체에도 참가하여 티베트문화와 중앙아시아 등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 증진에도 노력하고 있다.


티베트어원분석…다수 교정본 발간

일찍이 『아비사마야 알람까라』의 티베트어 주석서인 『리췬뻬 된뒨쭈』를 교정하여(1983) 문헌학적 역량을 보여준 바 있는 그는, 데이빗 잭슨(1988), 드레이퓌스(1994) 등과도 공동 연구한 교정본들을 발표하고 있다. 그의 티베트어 해석의 특징은 철저하게 어원학적 분석을 행하는 데서 찾아볼 수 있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문용어들의 경우에도 거의 한 음절 단위로 어원을 분석해 들어가 종합하여 해석함으로써 보다 폭넓은 이해를 가능하게 해준다. 또한 오랜 기간 변천되어온 티베트어 철자법에 따라 주요 사전들에 나오지 않는 철자의 단어들까지도 다양한 가능성으로 탐색해 들어가는데, 이는 야마구치 즈이호에게서 영향 받아 그가 더욱 발전시킨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티베트 승원 논쟁술’로 박사학위

이러한 다양한 관심사에도 불구하고 그의 가장 중요한 연구분야는 역시 티베트 승원 논리학인 뒤라(bsdus grwa)시스템에 관한 연구들이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오노다 교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바로 이 부분에서였다. 용수의 귀류법은 상대와의 대화를 전제로 한 상황 의존적 논법이며, 다르마끼르띠나 디그나가의 불교인식론은 그 자체로 하나의 논리학 시스템이라보다는 언어논리철학이나 메타논리학, 혹은 인지적 심리철학에 가까운 내용들을 가지고 있어서, 그 내용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서양의 형식논리학과 같은 테크니컬한 사용이 쉽지 않다는 측면이 있다.

10여 년 간 지속되는 티베트 승원 교육의 가장 첫 단계에서 가르쳐지는 뒤라 논쟁술은, 변항의 형식화된 사용과 같이 인도불교에서 찾아볼 수 없던 보다 테크니컬한 측면들이 강조되어 있고, 대단히 형식화(formalization)되어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현대적 응용을 기대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오노다 교수는 오랜 기간 뒤라시스템에 천착하여 결국 그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이 내용들을 집약하였으며, 이것이 비엔나에서 영어로 출판되게 되는데 『티베트 승원 논쟁술: 뒤라 논리의 역사와 구조에 관한 연구』(Wien: 1992)가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뒤라시스템에 관한 한 가장 체계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어서 이 분야에 대한 개론서로도 손색이 없다. 현재 세계적으로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극히 소수만이 행해지고 있는데, 아마도 차세대의 불교학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며 새로운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제3자 관점서 객관적 연구 일관

한편 티베트문화에 대한 그의 애정과 관심에도 불구하고, 그가 티베트인들의 관점과 주장에 대해 가능한 한 객관적인 태도를 견지하려 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즉 티베트의 종교지도자들과 그 행적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티베트민족주의가 가미된 주장이나 신념 등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제3자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비판한다는 점이 그것인데, 그 점에서 그의 주장은 매우 신뢰할만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또한 중국을 중심으로 한 그 주위의 변방 문화에 관심을 가진 그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일정 기간 한국을 방문하여 강의와 연구활동을 하는 것이 그의 개인적 소망임을 사석에서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강종원/동국대 박사과정

jwkang@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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