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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형과 도솔암

기자명 강순형

마음 끝 쫓을시고, 도솔길로

마루끝 돌아들면 나타나는 암자

‘제망매가’ 월명스님도 머물렀겠지


아니! 쌍-도화살도 있다고 하니 이른바 쌍-역마살도 있다면, 깊이 끼였다할 수 있겠는지라 어디 한 두 곳이겠냐마라는, 그도- 참꽃 피는 아름다운 절은 어디메며, 솔바람 개울물 소리 시원한 절은 어디라, 눈(꽃) 어리는 절은 어디고로 철따라 드는 절까지 있을지니, 가을날에 맘자리 한 절 하나이 아뢴다면- 10리나 펼쳐진 (벽제공동)뫼ㅅ자락기슭 지나 오른 됫박고개 너머 피밭골짜구니 안에 자리한 보광(普光)절 뒤 고령(古靈)뫼(622m)의 어깨목에 고즈너기 숨어있는 도솔암이 바로 그.

<사진설명>도솔암 추억.


그렇다고 내사, 그 하늘나라(도솔천) 아름다운 곳의 원왕생 원왕생 도솔왕생(∼上生, 安養)을 바라는 건 꿈에도 아니오이.

그저, 5리 채 못되는(1.5km) 도솔 오르고 오르는 그 그윽한 오솔길 탓. 바로, 기름히도 키 큰 돌참(신갈)나무 울 사이로 난 성긴 숲길! 그, 발부리 채이는 거친 돌밭길에 가랑잎 날리고 여저기 뒹굴어 쌓인 자리로 발자국 하나하나 옮기는 맛에 숨겨놓고 쉬 즐기는 곳일 뿐.
더우기나, 10해 앞(1991) 깊은 가을날(10.27)- 가냘픈 지게에 무거운 짐 번갈아 져오르다 땀 식히며 목 축이던, 아 어데 기시는지 그 고요빙그레(靜圓)시님은,

밝은 가을 햇살 맞으면서 갈잎 차며 그 때 함께 한 안(內)네는 또 누구? 푸른아지랑(靑嵐)였던가.

큰절의 크나큰 돌부처 올려보다보면 죄다 잿빛자락에 앵무봉 마루턱의, 소나문가 전나문가 푸른 한 무리 바로 눈에 띄고 머물러, 어째 그에까지 함 가보고 싶은 맘 날만한 그런 곳인양 싶다 목잡아 오르다 보면 바로 도솔길이요, 마루끝 돌아들면 나타나는 낡고 거친 암자 도솔암.

아하- 저어 아래서 뵌 것이 바로 해해묵어, 찌를 듯 꼿꼿 곧추선 전(젖)나무와 용틀임 아름드리 소나무였구나, 도솔(암)의 갓(지붕)이자 얼굴(門)이었구나. 눈 푸른 수좌의 오랜 벽곡으로 저리 늙었섰구나.

이젠 휑하니-, 살 스님 오잖는, 반듯한 도솔암이란 현판만 그 좋았을 때를 알려주고.
가을의, 벗은 돌참울 사이 갈잎길을 뒷짐 지고 오를 때마다 괜히 저절로-


나는 가나이단 말도
못 다 이르고 가나잇고
한 가을 이는 바람에
이에 저에 떨어질 잎처럼
한 가지에 나고
가는 곳 모르나니
아으∼

아으∼ 월명시님 제망매가(祭亡妹歌)가 실없이 읊조려짐은 또,

그립지고-, 영조임금 어미 최무수릴(昭寧園) 기리고 비는(원찰 보광사 뒤 높이의) 왕생처 도솔암이란 끈 탓인가


강순형/궁중유물전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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