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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가볍게 … 마음은 더 가볍게

기자명 남수연
  • 불서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삼천배, 내 인생 최고의 다이어트』/이선희 지음 / 봄뜰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을 다니며 방송작가로 인정받던 저자는 문득 모든 것을 접고 시골로 내려가 농부가 됐다. ‘남들에겐 이색적인 농사일이 지극히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던’ 시골 생활 6년. 그러나 6년 삶의 이면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그토록 삶을 풍요롭게 해 주던 농사일은 지겨워졌고, 아침에 눈을 뜨면 뭔지 모를 불안감과 인생에 대한 허무감에 떨어야했다.

농사꾼이 될 때 그랬던 것처럼 저자는 어느 겨울 날, 삼천 배를 결심했다. 스스로는 ‘겨울잠’을 자겠다 결심했지만 그것은 몸과 영혼을 덜어내는 처절한 감량의 시간이 되었다.

처음 삼천 배를 시작할 땐 무사히 마칠 계획으로 머릿속이 바빴고 조금 지나자 ‘참회합니다’가 저절로 입에서 나왔다. 이천 배에 다다르자 관세음보살 님께 매달렸다. 그 다음엔 죽을 것 같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천천히 가자. 기다리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삼천 배는 무사히 마무리되었고 그 모든 과정은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았다.

저자는 “삼천 배를 끝냈다고 해서 갑자기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한다. 농사일은 여전히 고되고 서랍 속의 쪽지 하나 버리기에도 아까움이 앞섰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자신이나 현실에서 도망치려하지 않는다. 처절하게 바닥에 엎드리기를 삼천번 거듭하면서 신기루 같은 미래를 내놓으라고 악 쓰던 욕망을 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껏 걸어온 길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삼천 배는 비만해진 몸과 마음의 살을 덜어내고 뒤틀린 육신과 정신을 제자리로 되돌려 준 ‘생애 최고의 다이어트’가 되었다.

삼천배 그 13시간의 생생한 기록을 읽는 것만으로도 몸이 한결 가뿐해진 듯 하다. 7,800원.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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