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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달라도 님은 하나였다”

기자명 남배현
  • 사회
  • 입력 2004.03.22 13:00
  • 댓글 0

85돌 3·1절 특집 - 남북의 스승 萬海

스님의 손녀들 “할아버지 나라 구하려 중 돼”

자손 30명 평양 거주…김일성 “만해사상 발굴” 선포

3·1 독립만세운동은 올해로 85주년을 맞이했고 개인과 가족의 안위보다는 2000만 조선인과 님(조선)의 독립만을 등으로, 마음으로 짊어지려 했던 만해 스님이 입적한 지는 올 6월 29일이면 꼭 60년을 맞이하게 된다. 만해의 자손들은 현재 분단 남북을 상징이라도 하듯 만해의 독자 한보국의 자녀들은 북에서, 만해의 딸 한영숙은 남에서 각기 살아가고 있다.<법보신문>은 비록 이념과 체재는 달라도 남북 공통의 스승으로 추앙 받는 ‘만해’가 남북에서 어떻게 존경받고 있는지 집중 조명한다.

북한- “最後(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민족의 正當(정당)한 意思(의사)를 快히 발표하라.”

1919년 3월 1일 기미독립운동을 기해 만해 한용운 스님이 쓴 공약삼장의 두 번째 장이다. 이 글에는 일제의 총칼 앞에서도 굴하지 말고 최후의 한 명이, 마지막 순간까지 민족의 올바른 의사를 시원스레 발표하라는 만해의 기개와 독립을 향한 곧은 절개가 담겨 있다.

<사진설명>월북한 만해 스님의 아들 한보국과 그의 딸들은 평양에 거주하고 있다. 한보국은 1976년 사망했으며 평양에 사는 만해 스님의 자손들은 모두 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해 스님의 이러한 항일운동과 애국애족은 북에서 역시 존경의 대상이다. 재미교포이자 친북 성향의 예술인으로 알려진 홍정자 씨가 2002년 5월 31일자로 출간한 좬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좭란 저서에는 만해의 독자 한보국과 그의 딸이 평양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잘 기술돼 있다. 홍정자 씨는 이 책에서 ‘만해 한용운의 자손들’(96년 1월 ‘말’지 게재)이란 주제의 글을 통해 故 김일성 주석이 만해 한용운 스님의 사상과 항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만해의 손녀들이 현재 평양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 세세히 기술하고 있다. 지난 94년 10월 한보국(1976년 사망)의 다섯 딸 중 세 명(한명숙, 명계, 명신)을 만난 저자는 만해의 손녀들은 할아버지를 기골이 장대한 쾌남이었으며 독립투사로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녀들은 때때로 자신들의 할아버지를 사람들이 ‘중, 중’이라고 부르는 소리가 싫어 “왜 할아버지는 중이 되신 건가요”라며 따지듯 물었고 만해 스님은 “오직 나라를 구하기 위함이었느니라”며 명료하게 답했다는 것이다. 손녀들은 할아버지가 청년 시절 동료 스님과 탁발을 나갔을 때 사람들이 조롱이라도 할라치면 쿵푸 솜씨를 자랑하는 쾌남으로 회상했다.

만해의 손녀들은 또 “할아버지는 일본학교 1학년에 다니던 어린 손녀에게도 조선말 이름표를 달아 학교에 보냈으며 학교에서 이름표를 백 번 떼면 다시 백 번 이름표를 달아 학교에 보냈다”며 기억을 더듬었다.

이 책에는 김일성 주석이 만해 스님의 사상을 발굴해 널리 알리려 했던 내용도 실려 있다. 김 주석은 1985년 2월 14일과 1992년 1월 20일 두 차례의 문예방침을 발표하면서 “만해의 작품을 발굴해 널리 소개하라”고 지시한다. 김 주석의 발표가 있은 후 김일성종합대학 신구연 교수가 구라파 국제학술대회에 ‘님의 침묵’에 관한 논문을 발표해 특상을 수상했고 불교도연맹중앙위 고문 리종률 씨 등 수 많은 학자, 문인들이 ‘만해’를 재조명하는 연구에 몰두했다.

만해 스님을 존경하고 추앙한 것으로 알려진 김 주석은 만해의 아들 한보국에게 애국열사 아파트를 분양했는가 하면 1964년 환갑상을 하사하기도 했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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