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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관찰

기자명 강명희
저리거나 아픈 곳을 집중적으로 관찰

몸과 마음 함께 제도할 수 있는 수행


위파사나는 느낌관찰이 되어야 한다. 느낌관찰은 불교용어로 수념처(受念處)에 해당하며 느낌[受]은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것이기에 몸과 마음을 같이 제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중요한 관찰대상이다. 보통 위파사나는 몸의 관찰로부터 시작하지만 몸의 관찰이 쉽지 않은 수행 초보자들은 몸의 느낌이 알아차려지는 곳부터 집중의 대상으로 삼아도 괜찮다. 느낌은 몸의 느낌도 있고 마음의 느낌도 있기 때문에 느낌을 관찰하다 보면 느낌을 주는 몸의 일정한 부분도 관찰할 수 있고, 몸과 관계하지 않는 순수한 느낌도 관찰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초보 수행자들은 느낌을 관찰하라고 하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느낌을 가장 잘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몸의 통증을 관찰하는 것이다. 결가부좌나 반가부좌를 처음 하게 되면 누구나 다리의 저림과 통증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저림과 통증을 관찰하는 것이 느낌관찰에 해당한다. 몸의 관찰은 주로 몸을 이루는 물질적인 요소 즉 지·수·화·풍을 관찰의 대상으로 삼지만 느낌은 주로 쾌(快)와 불쾌(不快)·고(苦)와 락(樂)·또는 경(輕)과 중(重)으로 알 수 있는 대상이다.

필자가 명상을 지도하고 있는 백화도량의 지난 겨울수련에는 성인뿐 아니라 유치원생부터 초중고생들까지도 수련에 참가하였는데 아이들 중 일부가 겉보기에도 심한 아토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 아이들에게 피부의 가려움을 관찰하도록 지도하였다. 가려움의 고통은 관찰하기 좋은 경계이니 가려운 곳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도록 했다. 예닐곱 살 정도의 어린 아이들에게는 가려운 곳을 긁지 말고 정 참지 못할 정도로 가려우면 마음속으로 큰손을 만들어서 긁으라고 일종의 관상법(觀相法)을 가르쳤다. 아이들은 이런 관찰을 통해 가려움은 피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일어난다는 것과 특히 짜증과 불만족한 마음에 의해서 아토피가 생기게 됨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처럼 느낌관찰은 몸의 느낌이 강한 곳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초보자에게는 쉽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은 수행하러 오시면 여기저기 아프고 관절이 성한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시곤 한다. 이때를 기회로 나는 바로 그 아픈 곳을 관찰하시라고 지도한다. 아픈 곳과 고통이 많으면 집중이 되지 않아 마음이 흩어져 일경성(一境性)을 놓치게 된다. 그렇지만 수행으로 빨리 효과를 보려는 욕심만 내려놓을 수 있다면 초보수행자들도 어느 순간부터 그 많던 경계가 사라지고 몸의 느낌을 잘 관찰할 수 있게 된다. 계속 몸의 느낌을 관찰하다 보면 느낌은 영원하지 않고 계속 변화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몸과 마음의 통증과 통증에서 벗어나는 순간의 쾌감도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느낌관찰에 쉽게 접근하려면 가장 강하게 일어나는 몸의 통증이나 반응을 관찰하면 된다. 안·이·비·설·신 오관의 느낌을 순서대로 관찰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좌선이 힘들지 않고 경계가 강하지 않은 수행자들은 경계를 하나로 정하여 집중적으로 느낌을 관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곳의 느낌만을 관찰하여도 모든 기관은 하나로 소통하고 있어서 다른 부분의 느낌도 저절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느낌의 한 경계를 계속 관찰하다 보면 그 원인과 알아차림이 점차로 일치하게 되면서 느낌이 저절로 사라짐을 경험하게 된다.


강명희 박사/위파사나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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