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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 칸두보다 명상센터

기자명 정준영

명상부흥 운동 일으킨 진원지

동남아시아의 국가들 가운데 스리랑카, 미얀마 그리고 태국은 남방 상좌부불교의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이들 세 나라는 불법(佛法)의 전래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종교와 문화에 대해 서로 간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받으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 중에서도 특히 스리랑카는 이들 상좌부 불교의 발원지라고 볼 수 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후 약 230년이 지나, 인도의 아쇼카왕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기 위해 그의 아들 마힌다 장로를 스리랑카에 보냈다. 스리랑카의 역사서인 디빠왐사(島史)와 마하왐사(大史)는 이러한 불교전래의 역사적 사실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스리랑카의 불교 역사는 2500여년의 불교 역사 중 2300여년에 해당된다. 따라서 스리랑카의 불교 역사가 곧 오늘날 상좌부 불교의 역사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진설명>칸두보다 명상센터의 수행 모습. 7여명 수용 가능하다.


미얀마 수행법 받아들인 최초 수행처

미얀마 수행의 가르침에 따라 명상실천 부흥운동을 계기로 처음 설립된 수행처는 칸두보다 명상센터(Kanduboda Meditation Centre. 전화 : 94-112-570-306. kandubod@sltnet.lk)이다. 이곳은 콜롬보의 동쪽 방향으로 약 25km 정도 떨어진 칸두보다 델고다(Delgoda)에 위치해있으며 마하시 사야도의 지원에 의해 1956년 1월 8일 스리랑카와 주변국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과 위빠사나 수행을 널리 전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수행자가 성공적인 수행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선 네 가지 조건들이 구비되어야 하는데 이것은 음식, 기후, 자세(마음가짐), 그리고 장소(또는 동료) 등이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수행의 발전을 위해 이들 네 가지 요소를 두루 갖춘 수행처는 그리 흔하지 않다. 하지만 이곳 칸두보다 명상센터는 위와 같은 요소들을 충족시켜주는 장소 중의 하나로, 맑은 물과 상쾌한 공기 그리고 열대식물과 코코넛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아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수행처와 경행길을 가지고 있다.


오후불식-채식 철저히 준수

이곳은 모든 불자, 사부대중이 머물러 수행할 수 있는 곳으로 동시에 70여명이 수용가능하고 성별에 따라 구분된 방사가 마련되어있다. 수행자에게는 개인방사가 지정되고, 중앙에 홀이 개방되어있어 단체나 개인수행이 언제든지 가능하다. 또한 홀로 진지한 수행을 필요로 하는 수행자들을 위하여 산속이나 숲 속의 외딴 곳에 여러 독채를 마련하여 수행의 정도에 따라 집중수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수행자에게는 거의 채식으로 이루어진 음식이 아침과 점심시간에 제공되고 오후불식의 계율을 지키기 때문에 정오 이후에는 음식이 제공되지 않는다. 하지만 오후에 쌀죽이나 쥬스, 차 등의 씹지 않는 음식 등은 제공받을 수는 있다. 탁발문화가 사라진 스리랑카에서 대부분의 신도들은 음식을 준비하여 수행처에 찾아온다. 모든 음식과 생활용품은 신도회의 관리 하에 자발적인 보시로 이루어지기에 수행자들을 위한 음식 그리고 그 밖에 모든 생활용품은 무료로 제공된다. 누구든지 수행을 원한다면 신도회와 간단한 상담을 통해 연중 어느 때나 수행처에 들어갈 수 있고 며칠에서 몇 주까지도 머무를 수 있다. 단 재가수행자들의 경우에는 8가지 계율을 지키고 흰옷을 입을 것을 요구하며 10시에 취침하여 새벽 4시에 일어나는 것을 기본적인 규칙으로 두고 있다.

센터는 이러한 최소한의 규칙을 따르는 것을 수행자가 칸두보다 명상센터의 환경에 좀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고 설명한다. 또한 외국인의 경우 스리랑카에 머물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한데 한국인의 경우 스리랑카에 입국 시에 한 달간의 여행 비자를 콜롬보 공항에서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더 오랜 기간을 수행하고자 하는 수행자들을 위해 수행처에서 비자연장을 도와주고 있으니 수행을 하기위해 비자를 얻는 것은 커다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칸두보다 명상센터에서는 18세부터 위빠사나 수행을 하신 수미띠파라 큰스님(ven. Sumithipala Maha Thera)께서 1992년 86세로 열반에 드는 날까지 수행을 지도했다.

그리고 지금은 큰스님의 직제자였던 우팔리 스님(ven. Upali Thera)이 그 전통을 이어 지도하고 있다. 우팔리 스님은 교학과 수행을 고루 섭렵한 분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TV방송을 통해 법문을 하는 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스님은 외국인의 경우 자발적인 수행상담으로 너그럽게 대하지만 내국인의 경우는 의무적으로 수행의 결과를 보고해야하는 등 완고한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수행방법은 설립취지에 따라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마하시 사야도의 가르침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신도회와 상담 통해 연중 입방 가능

하지만 우팔리 스님은 경전의 설명에 따라 선정의 단계를 경험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조금 복합적인 지도방법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그래서 스님에게 직접 어떤 방법으로 수행을 지도하시냐고 여쭤보았을 때, 스님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스님, 스님께서는 미얀마의 마하시 사야도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을 지도하십니까?’ ‘아닙니다, 저희는 『대념처경(大念處經)』에 설명된 부처님의 말씀대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팔리 스님의 대답은 그동안 마하시 사야도의 수행방법에 대한 스리랑카 스님들의 비평과 무관심을 잠재우는 가장 적절한 대답이었다.

<사진설명>외국인의 경우 내국인에 비해 수행 규칙이 약간은 느슨하다. 또 비자연장의 경우 수행처에서 직접 도움을 주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칸두보다 명상센터는 스리랑카 내에서 명상실천부흥 운동을 통해 최초로 설립된 수행처이다. 또한 상좌부 불교의 중심지인 스리랑카에 대중 속에서 사라졌던 불교수행의 문화가 다시 피어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한 곳이기도 하다. 스리랑카의 성지를 여행하는 여행자나 수행자들이 이곳을 한번쯤 방문한다면, 자신 안에서 일어나고 변화하고 사라지는 현상들을 직시함으로써 무상을 체험하는데 충분한 공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정준영 (경전연구소 상임연구원)saddh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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