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교계 여성 차별 주요 사례들

'종무 수발 수준 … 정월 초하루 법당 출입 금지 '

조계종 종단법령집 제3장 제8조에 '본종은 승려(비구·비구니)와 신도(우바새·우바이)로서 구성한다' 고 명시돼 있음에도 대다수 비구니 스님들이 차별 받는다고 느끼는 것은 종헌종법상 종단 대소사의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참정권이 극히 제한돼 있는데다가 종무행정의 주요직책에서 비구니는 늘 소외 받아 왔기 때문이다.


산중 총회 배제 … 참정권 제한

실제 종헌 제정 및 개정, 원로회의 의원추천, 총무원장 등을 선출할 수 있는 81명의 중앙종회 의원 중 비구니가 10명에 불과해 종단의 중요사항을 결정하는데 비구니 스님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 또 교구본사주지 후보나 방장 후보를 선출할 수 있는 산중총회에 말사 주지를 맡고 있는 스님 외에 비구니 스님들은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행정 능력이 있는 많은 비구니 스님들의 참여가 불가능해짐으로써 종단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비구니 스님들의 자괴감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다. 비구니 종회의원 혜원(동국대 교수) 스님은 ' 현재 비구니는 참정권에서부터 큰 차별을 받고 있어 이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 없이 평등 종단이 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 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태고종과 천태종의 비구니 차별에 대한 비판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들 종단에서는 아직도 비구니 스님이 종단행정의 뒷바라지 역할을 할 뿐 주도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대단히 열악하다는 것이다. 특히 천태종의 경우 비구니 스님들이 주지 소임을 맡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삭발조차 못하도록 하는 것과 관련해 비불교적인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천태종 교육부장 용암 스님은 비구니 유발과 관련해 인터넷 홈페이지(chentae.or.kr)를 통해 ' 비구, 비구니가 함께 수행을 하는데 모두 삭발을 할 경우 구분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며, 종단 중창 이후 지켜온 천태종의 전통'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부 '차별 감수' 풍토도 문제

그러나 한 불교학자들은 ' 비구, 비구니를 떠나 모든 출가인이 삭발해야 하는 전통은 부처님 당시부터 이어져 오는 고유한 전통으로 이제까지의 자신을 버리고 깨달음을 얻겠다는 숭고한 의미' 라며 ' 천태종의 비구니 유발제도는 불교의 본래 취지와 전통에도 어긋나는 납득할 수 없는 제도로 '차이' 가 아니라 '차별' 로 이어질 수 있다' 고 비판했다.

실제 천태종의 한 스님은 ' 비구와 비구니의 경계는 분명하다' 며 ' 비구의 경우 대외적인 활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대신 비구니들은 유치원·어린이 업무, 농장일, 공양간 소임 등을 주된 일' 이라고 털어놓았다. 심지어 정월 초하루 오전 0시부터 낮 12시까지는 천태종 여성불자는 물론 비구니 스님까지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법당에 들어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모든 존재에 불성이 있다' 고 강조하는 불교교리의 특성상 남성과 여성의 차별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불교학 연구자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또 교계에 아직도 뿌리 깊이 남아 있는 비구니 차별문제는 비구니만의 문제가 아니라 불교의 종지(宗旨)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구니부(원)나 비구니본말사 제도 도입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비구·비구니 스님들의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개선 의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형 기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