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종교편향이 감소했나?
정말 종교편향이 감소했나?
  • 공종원<언론인>
  • 승인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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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후보였던 김대중 현대통령의 불교계 10대 공약의 이행 여부를 분석한 내부 자료를 최근 조계종이 밝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종교단체가 정치에 간여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지만 우리가 당면한 종교현실의 문제, 특히 정권의 종교편향에 관련해 그 바른 해결책을 모색하고 부당한 편향을 저지르는 정권에 대해 자위적 노력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꼭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조계종이 이런 분석 자료를 만들고 있다는 것은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부 불교계 언론에 보도된 그 자료의 내용을 보면서 불자의 한사람으로서 적지 않은 불만과 우려를 금하기 어려웠다. 조계종이 문제 의식은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 문제의 본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또 사안을 평가하기 위해 먼저 갖춰야할 객관적 입장을 제대로 갖고있는 것은 아니라는 위구를 떨쳐버리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조계종의 자료는 전체적으로 현정부를 비판하기 보다 현정부를 변호하는 입장에 서 있기 때문에 문제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파헤치지 못하고 오히려 정권의 책임을 은근히 호도하고 있다고 보여지는 때문이다. 이를테면 조계종의 자료가 'YS정권에 비해 종교 편향적인 정책이 훨씬 감소했다.'고 한 것도 그것이다. 왜냐하면 정말 지금의 DJ정권이 YS정권에 비해 종교 편향적 정책이 훨씬 감소했는지의 여부를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할 만한 자료제시가 없고 평가자체가 너무 표피적이기 때문이다. 'YS정권에 비해 노골적인 특정 종교 편향행위는 많이 근절됐다'는 식의 일반적 평가만으로는 정말 그런지 확증할 도리가 없다.

실제 이 자료는 현정권이 국립중앙박물관 건립 추진과 불교방송 지방국 추가 개국, 팔만대장경 한글화 및 전산화 지원, 남북불교 교류 지원, 전통사찰 보전법, 문화재보호법 등 불교 관련법 제정과 개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개신교 장교에 의해 뇌물수수로 기소된 김태복 장군 관련 소송은 심각한 종교편향적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북한산 관통도로를 비롯해, 금정산, 천성산 관통고속철도 등 대규모 국책 사업은 사찰의 자연과 수행환경을 훼손한 최대의 실책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현정권의 종교편향과 불교소외의 증거는 이런 일들에 그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DJ 정권이 실질적으로 불교와 불교인을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대우하고 있는지, 다만 표면적으로만 대등하게 대우하고 실제는 다른지를 확실하게 검증해서 그렇다는 대답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 알다시피 DJ 정권은 출범이후 청와대와 내각, 그리고 행정부와 군, 경 등의 주요 임명직 고위직에서 불교인을 소외시키고 개신교와 가톨릭 일색으로 채워왔다. 이런 실상은 DJ정권 말기인 지금까지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이 사실 한가지만 보아도 DJ정권의 종교편향은 변명의 여지가 없이 분명한 것이다. 개신교인인 YS때에도 불교를 소외시켰지만 가톨릭 신도인 DJ때도 그보다 나아졌다는 증거가 없다. 불교 소외는 오히려 더 심해졌다는 것이 실정을 아는 이들의 지적이다.

이런 심각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종단의 대표적 위치에 있는 이들이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종교편향을 마치 불교인의 역량부족인양 합리화하면서 이를 개선할 노력조차 않는다. 노력은 고사하고 정권에 편들어 야당지도자를 폄훼한다거나 정부의 종교이용에 적극 동조하는 양상을 보여 여론의 빈축을 사곤했다. 이번 조계종의 발표는 불자들을 당혹케 할 뿐이다.


공종원<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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