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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국회의원 선출 국민 몫”

기자명 법보신문
윤 청 광
방송작가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다음과 같이 설파하셨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없어지면 이것도 없어진다.”
네가 있으므로 내가 있고, 내가 있으므로 네가 있다. 남편이 있으므로 아내가 있고, 아내가 있으므로 남편이 있다. 부모가 있으므로 자식이 있고, 자식이 있으므로 부모가 있다. 아내가 없으면 남편이라는 호칭은 붙일 수가 없고, 남편이 없으면 아내라는 호칭도 사라진다. 자식이 없으면 부모라는 호칭으로 불릴 수가 없고, 부모가 없으면 자식은 아예 존재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세상만물과 세상만사가 연기의 법칙과 상생의 원리에서 한치 한푼도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 어리석은 중생들은 나만 제일이요, 나만 옳고, 내 주장만 옳고, 내 것만 소중하다고 우기면서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세상은 늘 싸움질이요 아수라장이다.

우리 나라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면 나만 소중하고 나만 옳다는 어리석은 생각이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패거리를 만들고, 이편, 저편, 편을 갈라 상대편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극단적인 대결구도를 만들어 무자비한 권력을 휘두르며 끝없는 부정과 부패를 저질러 왔다.

미국의 한 개 주 보다도 더 비좁은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된 것도 부끄러운 일인데, 정치집단의 더러운 책략에 국민들까지 속아넘어가 동서로 갈라져 반목을 일삼고 이 지역에서는 A당이 저 지역에서는 B당이, 또 저 지역에서는 C당이 싹쓸이를 하는 웃지 못할 코미디를 되풀이 해온 것이 우리 정치의 현대사가 아니었던가.

그리고 오늘의 정치현실은 또 무슨 꼴인가. 군사독재 치하도 아닌 대명천지 밝은 세상에 국회의 대통령탄핵을 둘러싸고 탄핵반대와 탄핵찬성, 두 쪽으로 국민이 갈라져서 대결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국민은 이 더럽고 치사한 편가르기에 휩쓸릴 일이 결코 아니다.

국회가 잘 했느냐, 못했느냐, 대통령이 잘 했으냐, 못했느냐를 지금에 와서 국민들이 제각각 큰소리로 외친다고 해서 명쾌한 해답이 나올 수가 없다. 여기서 우리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대통령 탄핵 사태에 휘말려 또 똑같은 어리석음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도 국민들이 뽑았고 국회의원들도 국민들이 뽑았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에서도 특정지역의 몰표가 특정 당 후보에게 쏠렸고,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지역에 따라 무작정 몰표가 춤을 추어 각각 특정 정당 후보만 뽑아 발목 잡는 국회를 만들어 주었다.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은 국민들에게 있고 국회가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 책임은 국민들에게 있는 것이 아닌가.
더더구나 양대 선거에서 편가르기에 휩쓸린 국민들의 감정적 몰표가 당락을 좌우했으니, 탄핵사태의 책임은 유권자 각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 새로운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눈앞에 다가와 있다. 세상은 노장청(老莊靑)이 조화를 잘 이루어야 가장 이상적인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을 헤아려 묻지 마라 몰표 현상만은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

“또다시 야당이 다수당이 되면 발목 잡는다”는 주장도 옳고, “여당이 거대여당이 되면 일당 독주한다”는 주장도 옳다. 한 쪽 주장만 옳은 게 아니라 양쪽 주장이 다 옳은 것이다. 다만 지역에 따라 몰표 현상 없이, 과연 국회의원 할만한 도덕성과 능력을 겸비한 사람인지 꼼꼼히 따져서 A당이니 무조건 찍는다, B당이니 무조건 안 찍는다는 감정적 선택만은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또다시 편가르기에 휩쓸려 무조건 몰표를 찍는 우를 범한다면 나라살림과 민생은 외면한 채 사복을 채우는 더러운 국회의원이 나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도둑이 국회의원이 되어서도 안되고 함량부족 천방지축이 국회의원이 되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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