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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불자 국회의원

기자명 법보신문
공 종 원 언론인


조계종 기획실이 자체 분석한 결과 이번 17대 총선에서 당선된 불자국회의원이 50명이라는 교계지의 보도다. 국민일보가 조사한 바로는 기독교신자 국회의원 당선자가 80명이고 평화신문의 조사에서는 가톨릭신자 당선자가 67명이라고 하는 결과가 나온 것을 액면대로 믿는다면 불자 국회의원수가 이들 타종교에 비해 아직은 열세를 면치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를 놓고 많은 불자들은 불만과 의구를 털어놓는다. 우리나라의 종교인구 가운데 불교신자의 수가 가장 많다는 것은 국가의 통계청조사로도 분명히 드러나고 있는 것인데 어떻게 해서 국회의원 불자의 수는 다른 종교인의 수에 뒤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는 종교를 기준으로 뽑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종교비로서 국회의원의 수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면서도 이 나라 종교 인구에서 최대규모를 가진 불교신도가 국민의 의사대변기관인 국회에 비교적 소수만이 입성하고 있다는 게 이상하다는 것이며 반면 불교에 비해 소수인구의 종교들이 국회의원은 더 많이 배출하고 있다는 것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 사회에선 기독교나 가톨릭이라고 자신의 종교를 밝혀야 선거에서 유리하고 대신 불교를 내세우면 이득은커녕 손해가 크기 때문이라는 우려스런 결론까지 불자의 입으로 하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타종교인들은 우매할 만큼 또 이기적일만큼 자기종교에 대한 철저한 편 가르기와 선거운동을 하는데 비해 불자들은 그런 관념도 없고 스님들도 특별한 영향력을 발휘하려하지 않으며 무방비로 불자입후보자들을 방치하는 결과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주 등산길에 들른 삼각산 문수사에서 자리를 같이한 스님과 불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총선결과 불자의원수가 타종교인에 비해 월등히 뒤진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었다. 그래도 혜정 주지스님은 드러난 불자수가 사실은 전체 불자가 아니고 무교로 표현하는 나머지 대부분이 사실은 불자라면서 위안의 말씀을 하신다. 그런 설명에 상당한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선거전에서 후보자들이 불자이면서도 불자임을 감추는 우리 현실에 있다는 것이다.

정계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한 불자는 이번 선거결과를 나름대로 분석하면서 실제로 불교세가 우세한 영남에서는 불자들이 자신의 종교를 광고해서 결코 손해를 보지 않지만 기독교가 세력이 강한 호남과 수도권에선 불자들이 자신의 종교를 버젓이 공개하면서 당선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번 당선된 불자의원들의 면면을 보아도 영남권출신이 많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겠다. 한편으로 보면 그건 한나라당이 29명, 열린우리당 20명, 민주노동당 1명 등 정당지지 지역분포와도 연관된 것이라고 달리 해석할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 결과는 불자의 입장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점도 없지 않다. 지난 16대 국회 때의 불자의원 수에 비해 이번 17대 국회의원이 훨씬 많아졌다는 것이 분명한 때문이다. 국회사무처가 조사한 바로는 16대 국회에선 개신교 107명, 가톨릭 69명에 비해 불교는 30명이었으니까 이번 결과는 타종교의 후퇴와 불교의 약진을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다른 종교인에 비해 아직 뒤지지만 그간의 국회 내에서 보여준 종교적 불균형을 개선하는데도 적지 않게 기여할 수 있겠고 실제 우리사회에서 불교의 영향력을 확실히 확보하는데도 점차 확실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으리란 기대다.

이번을 계기로 이 나라 어떤 지역에서건 자신의 종교를 떳떳이 밝히고서도 선거전에서 당당히 이겨서 의정단상에 오르는 불자후보자들이 많이 나오게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gong007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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