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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과 평등

기자명 법보신문

수 진 스님 부산 해인정사 주지

평등이란 절대 가치를 말한다. 긴 것을 짧게 하고 짧은 것을 길게 하거나 큰 것을 작게 하고 작은 것을 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절대적 가치를 가지고 무한 행복으로 살 수 있음을 말한다. 그것을 경전은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 이라 말하고 있다. 인간 본래의 존재성, 부처로 깨어 날 수 있는 능력, 누구나 행복으로 노닐 수 있는 근원적 빛살. 권력자에 있어 더하지도 않고 천한 자에 있어 덜하지도 않는 구김살 없는 무한의 가치 그것이 불성이요 신성(神性)이며 절대적 가치 평등인 것이다.

부처님은 태어 나시자 마자 천상과 천하에 독존자 모든 이의 본래적 존재인 평등을 설파하셨다. 그리고 출가하여 끝없는 수행으로 깨달음을 성취하시고 모든 중생은 그 어떤 환경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부처님과 똑같은 지혜와 덕상을 구족하고 있다고 설파하셨다.

더욱 신기한 것은 모든 중생들이 절대적 가치인 부처와도 같은 무한의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당신 스스로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토로하신 것이다.

부처님은 왕족으로써 일찌기 29년을 군림하고 군림 당하는 현상 속에서 살으셨다. 지배구조의 사회적 부조리. 계급으로 현현 되어지는 현실의 불평등. 그것은 마치 옷을 갈아입은 또 다른 사람일 뿐 본래부터 다른 사람이 아니 였음을 인지하고 때로는 가슴 아파하고 때로는 눈물 쏟으며 밤을 지새었다.

부처님의 출가는 그런 지배구조 속에 군림하는 자로써 사회의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인간 본래의 성스러운 가치만을 싹틔우려는 위대한 포기였다. 이와 같은 출가의 뿌리아래 그 결과는 당연히 절대가치 평등의 삶으로 피어났고 법계의 민중을 그렇게 살게 하려고 눈물 뿌리며 발걸음을 옮겨 놓았다. 그러던 어느 날 노예계급의 가장 빈천한 니이다아를 만났다.
그는 똥 지게를 지고 똥을 푸고 있었다. 그는 부처님을 보자 고개를 숙이고는 다른 길로 피하였다. 얼마 뒤 또다시 부처님과 마주쳤다
.
이번에도 역시 니이다아는 부처님을 보자 허겁지겁 딴 길로 피하였다.
그러나 급한 나머지 그만 똥물을 뒤집어쓰고 말았다. 그것을 본 부처님은 니이다아를 데리고 강으로 갔다. 그리고는 똥물을 씻겨 주면서 말씀하시기를 이와 같이 더러운 똥물도 이 한 방울의 물로써 씻을 수 있고 씻고 나면 본래 되로 청정하여 지느니라.

그대는 빈천한 사람이라 나를 피하지만 인간은 본래로 절대 평등하여 빈부 귀천이 없느니라. 누구나 절대가치 평등으로 행복의 삶을 누릴 수 있느니라 하였다.

그 말을 들은 니이다아는 눈물을 흘리며 발심하고 출가하여 성스러운 자가 되었다. 우리는 여기서 부처님이 얼마나 신분과 계급을 타파하고 인간의 본래적 가치인 평등의 삶을 강하게 주창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지금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종족의 귀천은 사라졌다.

그러나 유전(有錢)의 귀인과 무전(無錢)의 천인이 또다시 생겨났다. 신분과 행실이 엉망이라도 돈이 있으면 귀인이고 신분과 행실이 존엄하여도 돈이 없으면 천인이 되는 세상. 껍질로 판단하고 모양으로 판단하여 있는 자가 군림하고 판을 치는 세상…. 우리는 그것을 넘어 인간의 절대적 가치인 평등에로 돌아가야 한다. 작은 것을 크게 하고 큰 것을 작게 하며 돈이 있어 존귀하고 돈이 없어 빈천하며 벼슬이 있어 존귀하고 벼슬이 없어 빈천한 존재가 아닌 절대 평등 그 무한의 행복에로 돌아가야 한다. 이것이 푸르른 오월 부처님 오신 달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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