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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축특집섹션 - “신라 때도 초파일엔 청소년이 주인공!”

기자명 주영미
  • 사설
  • 입력 2004.05.24 14:00
  • 댓글 0

제등행렬서 ‘화랑도’ 재현한 부산 금정中

부산역 광장에 신라 화랑도 행렬이 등장했다.
마치 역사책에서 빠져나온 듯한 왕과 왕비, 신라시대의 고승인 원효대사, 원광법사, 자장율사가 장엄의 물결을 따라 거리로 나왔다. 이어 김유신 장군과 듬직한 화랑의 행렬이 이어졌다.

불기 2548년 5월 23일 부산역 앞에 등장한 화랑도는 금정중학교 연극반, 파라미타반, 범어수효반 청소년불자들이 준비한 특별 제등행진이다.
200만 불자가 함께하는 부산광역시봉축위원회 연합 제등행진에 매회 독특한 테마로 동참해 온 금정중학교의 올해 주제는 신라화랑도. 화랑도의 정신적 스승이며 훈련을 담당한 곳이 바로 불교였다는 사실을 알리고 화랑 행렬을 재현해 신라 불교사를 쉽게 이해하고자 마련됐다.


스님 역할 위해 ‘삭발’투혼

화려했던 신라의 문화를 재현하는 만큼 준비도 만만치 않았다. 왕행렬 20여명, 스님행렬 20여명, 화랑 20여명 등 제등행진 일주일 전에 최종 선출된 학생만도 60여명. 이들은 화랑도 재현을 위해 경주시청, 경주시립극단 에밀레, 경주고등학교 등에서 빌려온 각종 의상을 입고 수염도 달았다. 스님 역할을 맡은 학생들은 머리카락을 삭발에 가까운 길이로 과감하게 잘랐다. 왕비 역할에는 학부모와 여교사들이 동참했다. 이들 외에도 행렬의 앞뒤에서 만장과 연등을 들고 동참하는 ‘보조 역할’에는 금정중학교 최종석 교장을 비롯해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 총 200여명이 동참했다. 행렬은 부산역 광장에서 서면까지 이어졌다.

<사진설명>신라 화랑도를 재현한 금정중 학생들

학생들 사이에서는 행렬 주인공이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화랑도를 재연하고 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가장 인기 있는 역할은 스님이었다. 스님 역을 맡기 위해 머리까지 짧게 깎아 버린 열혈남아 오동진(16·월계) 군은 “스님이 되고 싶을 정도로 절에 가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렇게 제등행진을 통해 스님을 체험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신라시대 나라를 지키고 인재를 기르는 데 힘쓰셨던 스님들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시간이 됐다”면서 허전해진 머리에도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체격이 좋아 ‘사천왕’으로 변신한 파라미타반 고태영(16·일천) 군은 “나름의 연기를 많은 시민들이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제법 위풍당당한 수문장의 자세를 보였다. 제등행진이 즐겁기는 1학년도 마찬가지. 연극반 새내기 안세호(14) 군은 “한 달 전부터 제등행진을 손꼽아 기다려왔다”며 “국사시간에 화랑도가 나오면 절대 안 잊어버릴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불교 보이스카우트인 ‘범어수효반’ 회원인 김시원(16·월천) 군은 “화랑 역할을 맡아 내가 아닌 역사 속 인물이 되어 거리에 나선다는 것이 뿌듯하고 재미있다”며 즐거움을 표시했다.

금정중학교는 부처님 일대기, 성철 스님 일대기, 진흥왕 행렬 등 매년 역사와 불교의 가르침을 조명하는 주제를 바탕으로 제등행진에 참여했다. 준비기간도 길고 연습도 힘들지만 청소년들에게 교육적 효과는 물론 불교를 재미있게 접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포교 효과도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재밌는 행사로 포교도 쑥쑥

화랑도 행렬을 총괄 지휘한 이석언 교법사는 “아이들이 흥미 있게 참여할 수 있는 불교사적 소재를 제등행진과 접목했다”며 “화랑도는 실제 최고 지도법사가 스님이었으며 스님출신의 화랑, 화랑출신의 스님이 많을 정도로 화랑도 조직 내에서 불교의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 법사는 “행렬에 참가한 학생들이 다양한 부처님을 만나는 것 자체도 교육이고 학생들에게 부처님오신날과 관련된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는데도 의미를 두고 있다”며 “화랑도 제등행진을 통해 한국불교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계기도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지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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