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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생활

기자명 법보신문

수행은 일상적인 것
사소한 느낌이라도
끊임없이 관찰해야

위파사나는 몸과 느낌과 마음과 법의 관찰이라는 큰 4가지 범주를 갖추고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나누자만 번뇌의 수만큼이나 많을 수 있다. 마음관찰에서도 감각기관에 드러나 있는 오염된 마음도 관찰해야 하지만 윤회의 근본이 되는 ‘나’라는 의식의 관찰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아뢰야식에 저장되어 있는 과거의 기록물들도 관찰해야 한다. 아뢰야식에 저장된 기록물들은 내가 행했던 세세생생의 모든 신구의의 3업을 저장하고 있는 잠재의식이라고 할 수 있으며, 현재의 표면의식인 6식에 영향을 주고 어디에서나 나를 내세우고 싶은 염오의식인 말라식에도 찰라찰라 영향을 주는 것이다.

세세생생의 모든 몸·말·마음으로 지은 업을 저장하고 있는 잠재의식에 해당하는 아뢰야식을 관찰하는 방법은 표면의식에 종종 드러나는,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느끼는 감각기관의 작용을 관찰해야 하며, 이러한 작용에서 일어나는 고·락의 마음과 쾌·불쾌의 마음의 근저를 추구해 나아가야 한다. 근저에는 그 작용의 뿌리가 있으며 이것이 번뇌를 일으키는 근본종자이다. 종자를 뽑아야만 비로소 감각기관에 끄달려 사는 우리의 마음은 해탈할 수 있다.

오관의 근저에 놓인 아뢰야식의 종자를 어떻게 뽑는냐가 관건이다. 일단, 시작은 드러나 있는 다섯의 감각기관부터 관찰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오늘 본 것만을 한정하여 관찰한다고 하자. 예를 들어 오늘 내 눈으로 거리의 풍광을 보았고 거리에서 싸우는 광경을 보았고 TV뉴스를 보았다면, 그 눈으로 보면서 어떤 마음들이 올라오는 지 관찰해야 한다. 거리의 풍광은 풍광일 뿐 싸우는 광경은 싸우는 광경일 뿐이고 TV뉴스는 TV뉴스일 따름이다. 이를 가지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시비와 분별을 일으킨다. 이 때를 관찰하라는 것이다. 왜 눈으로 본 사실에 대하여 마음을 붙이고 분별이 일어나는지를. 눈으로 본 것에 대하여 관찰하면 처음에는 대상과 눈이 닿는 순간이 관찰되고 더 집중적으로 관찰하면 느낌이 일어나면서 마음이 다양하게 끓어오름이 관찰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왜 끓어오르는 마음이 생기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좌선 중에 ‘왜 나는 그 뉴스를 보고 흥분했을까’라고 자신에게 불어본다. 또는 ‘저 뉴스의 내용과 나의 내면은 무슨 관련이 있어서 나를 화나게 했을까’라고 물어본다. 그리고 과거의 기억들 속에서 그것과 유사한 기억들을 반추해 본다. 그러면 과거의 기억들은 하나하나 되살아난다. 기억들은 바로 나를 묶는 결박이므로 바로 의문으로 타파하고 다시금 근본이유를 또 물어본다. 계속 물어보고 마음이 일어나는 근원을 관찰하다 보면 마음을 일으키는 근본을 알게 되는 것이다.

마음이 일어나는 원인을 알려고 어떤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이 염(念)이고 위파사나는 이런 다양한 염을 통하여 대상과 하나가 되는 관찰법인 것이다.

수행은 일상의 도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표면의식에 드러난 그 마음을 가지고 일단 시작하는 것이 쉽다. 드러난 의식은 결국 잠재의식인 아뢰야식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뢰야식의 종자까지 정화되려면 삼매의 단계까지 이르러야 하지만, 종자는 싹을 낳기 때문에 번뇌가 일어나는 싹부터 시작하는 것이 쉽다. 일어나는 싹이라는 번뇌를 끊으면서 끝없이 그 싹이 어디에서 오는지 예의 주시해야 하는 것이다.

강명희 박사
위파사나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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