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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관용의 실천이 모든 수행의 출발점”

기자명 이재형
세계적인 위파사나 지도자 우 실라난다 스님
미얀마 국제포교사대 총장

미얀마 출신의 세계적인 학승이자 수행자인 우 실라난다 스님(U Silananda Sayado)이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체계적이면서도 치밀한 분석한 아비담마(論藏). 그 세계적인 권위자이기도 한 실라난다 스님은 20세기 최고의 수행자 중 한 분인 마하시 사야도의 제자로 서구에서 30년 넘게 위파사나를 지도해오고 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 주석하면서 미국 테라와다 불교협회, 버클리 법륜명상센터, 산호세여래명상센터 등을 지도하고 있으며, 미얀마 마하시수행센터의 대표적인 고승 중 한 분으로 추앙받고 있다.

<사진설명>한국을 처음 방문했다는 우 실라난다 스님은 6월 28일까지 서울 보리수선원에 머무르며 아비담마를 집중적으로 지도한다.

아비담마에 깊은 조예

1927년 만달레이에서 태어나 16세에 출가한 실라난다 스님은 1954년부터 56년까지 양곤에서 개최됐던 제6차 불교도 결집대회에서 좥삼장 팔리-미얀마어 사전좦의 편집장을 맡기도 했다. 지난 1993년 미얀마 정부로부터 마하 판디타라는 극존칭을 공식적으로 받기도 한 스님은 양곤의 테라와다 국제포교사대학교의 총장으로 임명돼 다양한 교육활동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특히 스님의 대표적인 저술인 좬네 가지 알아차림의 확립(The Four Foundations of mindfulness)좭은 미얀마에서는 물론 서구에서도 위파사나 수행의 입문서로 각광받고 있다.

인자함과 박식함, 그리고 실제 수행경험까지도 갖추고 있는 실라난다 스님은 미국과 미얀마를 중심으로 캐나다, 멕시코, 자메이카,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를 순방하며 영어로 아비담마와 위파사나 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스님은 지난 6월 14일을 시작으로 이달 28일까지 보름동안 서울 보리수선원에서 아비담마를 주제로 법문한다. 지난 15일에는 동국대 정각원에서 아비담마 연구를 주제로 법문해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한국에 처음 방문하셨는데 소감은?

“한국의 불자들을 몇 분 만났는데 모두들 신심이 대단히 깊은 것을 보고 내심 놀랐다. 또 한국에서는 아비담마에 대한 이해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비담마의 대표적인 논서인 좬아비담맛타 상가하(abhidhamma attha sangaha)좭와 좬청정도론(visuddhimagga)좭 등 수행 관련 논서들이 번역된 것을 알고 또 한 번 놀랐다.”

△수행은 왜 해야 하나?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그러나 감각적인 욕망은 일시적인 즐거움을 가져올지는 모르지만 지속적인 행복이나 평화와는 무관하다. 수행은 모든 고통의 원인인 번뇌를 제거해 완전한 평화와 행복을 이루는 것이다.”

△위파사나 수행의 특징에 대해 간단히 말씀해주신다면?

“위파사나는 알아차림의 수행이다. 알아차림과 집중은 마음과 몸의 본래 성품을 알게 한다. 그것들이 덧없고, 만족스럽지 않고, 실체가 없음을 위파사나를 통해 깊이 체득하게 되는 것이다. 집중은 사물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알게 하며, 그것들을 관찰하면 그것들은 사라진다.

△수행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한 조건이 있다면?

“무엇보다 열심히 하는 것이다. 끊임없는 노력이 있을 때 사물의 본성까지도 꿰뚫어볼 수 있는 단계에 이른다. 또 알아차림의 수행을 하는 동시에 집중력을 계발해야 하며, 수행의 본질과 내용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다.
△수행을 하는데 있어 교학의 역할은 무엇인가?
“부처님이나 일부 제자들이 그랬듯이 교학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있어야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학 자체가 수행에 대한 방법과 결과에 대한 얘기들이다. 교학은 궁극적인 단계에 도달하는 길을 일러주는 지도와 비슷하다. 따라서 교학을 배제하고 수행을 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며 동시에 위험한 일이다.”

한국불자들 구도열기에 감동

△한국에서도 매년 수백 명이 남방국가로 ‘위파사나 유학’을 떠나고 있고 국내에서도 현재 수천 명이 위파사나 수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위파사나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다면?

“위파사나에서는 열반에 이르는 체계적인 지도와 점검이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사람들이 직접 수행을 해본 후 자신이 크게 변함을 느끼기 때문 아니겠는가.”

△미얀마에 수행자들은 몇 분이나 되고 어떻게 공부하는지?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수행을 하고 있다. 특히 재가자이면서 수행을 하시는 분들도 대단히 많다. 한국에서는 안거 기간을 중심으로 수행하지만 미얀마에서는 안거가 따로 없이 사계절 수행한다. 마하시센터의 경우 눈을 떠서 잠들 때까지 수행한다. 화장실을 갈 때든 밥을 먹을 때든 가급적 한 순간도 알아차림이 그치지 않도록 지도한다. 그 집중력이 오래 지속될 때 사물의 근본성품을 볼 수 있는 힘이 비로소 생겨나기 때문이다.”

△미얀마에서의 독특한 교육방법이 있다면?

“미얀마에서 스님들이 공부하는 곳에는 어디든지 나이트 레슨(night lesson)이란 것이 있다. 이는 밤에 불을 끈 상태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질문하고 제자는 그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공부하는 사람들은 책을 볼 수 없으므로 경전을 모두 외워야 한다. 이 나이트 레슨은 모든 강원의 중요한 교육방법 중 하나다.”

△염불과 간화선에 대한 견해는?

“미얀마에도 염불과 비슷한 챈트(chant)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부처님을 찬양하는 것으로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임에 분명하지만 이것을 수행이라고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챈트를 통해 수행을 위한 이해와 집중을 강화시킬 수는 있지만 깨달음을 이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간화선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수 없다.”

“수행은 점점 행복해지는 일”

△위파사나 수행을 처음 시작하는 불자들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게 있다면?

“자비와 관용의 마음을 갖춰야 한다. 자비는 수행에 원활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 반대로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지은 업이 많으면 수행할 때 청정한 마음이 되지 않는다. 잘못이 있다면 참회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남과 자신을 용서할 줄 알아야 한다. 즉 늘 용서를 구하고 용서하며 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기원한 후에 위파사나 수행을 해야 한다.

△앞으로 계획은?

“아비담마는 궁극적인 진리, 즉 열반에 이르는 길을 대단히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아비담마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을 때 경전과 율장에 대한 이해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에 머무는 동안에 아비담마를 집중적으로 지도하려 한다. 물론 장기적인 계획은 한 사람이라도 더 불법과 열반에 이르는 바른 길을 알리는 일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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