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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독존 깨쳐야 카스트 사라진다”

기자명 탁효정

재가연대 초청 방한 로카미트라 법사

“과거에 짐승으로 취급됐던 불가촉천민은 이제 인도 사회에서 수탈과 착취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가장 혐오스럽고 남들이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도 그것이 스스로의 죄업 때문이라고 당연하게 여겨왔습니다. 그들에게 스스로 존귀하고 자신이 원하는 올바른 생계수단(正命)을 가질 수 있는 존재임을 알려주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불성을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인도 불가촉천민들에게 불법을 전하고 있는 NGO단체 TBMSG(the Trailokya Bauddha Bahasangha Sahayaka Gana, 범세계불교교단우의회)의 발기인 로카미트라 법사〈사진〉가 6월 22일 한국을 방문했다.

영국 인류학자의 아들로 태어난 로카미트라 법사는 1960년대 말 학생 시절 인도로 여행을 떠났다. 불가촉천민 불교개종운동을 주도하고 있던 상가락시타 스님과 암베드까르 박사를 만나게 되면서 인생의 행로가 180도 뒤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암베드까르 박사는 본래 불가촉천민 출신이었으나 뛰어난 실력으로 인도의 법무부장관까지 오른 신화적 인물로, 인도 헌법에서 공식적으로 카스트를 없앤 장본인이다. 그는 불교만이 힌두의 뿌리깊은 모순인 카스트 제도를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인도 내에 불가촉천민들을 불교도로 개종하는 운동 즉 담마혁명을 주도했다. 영국출신의 상가락시타 스님 또한 암베드까르 박사의 영향을 받아 불가촉천민 개종운동을 전개해나갔다.

1972년 인도를 여행하는 도중 상가락시타 스님이 주도하는 불가촉천민 개종식 현장을 접하게 된 로카미트라 법사는 이 곳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암베드까르 불교인들과 함께 불법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겠다고 결심한 그는 영국을 떠나 불가촉천민 공동체에 합류하게 된다.

현재 로카미트라 법사가 이끄는 TBMSG는 인도 20여개 도시의 센터와 2개의 지방 수련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탁아소, 유치원, 취학 아동을 위한 호텔식 아파트, 모자 보건을 위한 프로그램 및 성인을 위한 글자 교실과 직업훈련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다. TBMSG 활동의 기본틀은 인도에서 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한 천대받는 이들에게 ‘올바른 생계수단’을 전달하는 것이다.

“저희가 추구하는 일은 어쩌면 큰 바다의 물방울 하나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소수의 불가촉 천민들이 스스로에 대한 존귀함을 깨달음으로써 그들 외의 불가촉천민들 또한 스스로를 다시금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들의 인식변화는 결코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카스트 제도의 뿌리를 서서히 뽑아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TBMSG의 활동을 대양의 물방울 하나로 비유했지만 그들의 운동은 인도 사회 내에서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인도 내 2억 불가촉천민 중에서 2500만이 불교로 개종을 했고, 그들은 스스로를 더 이상 untouchable(가까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아닌 불성을 갖춘 존재라고 믿고 있다. 사람들은 이들의 활동을 낙수물이 바위를 뚫어가고 있는 모습으로 비유하곤 한다. 세계 각국의 NGO단체 또한 TBMSG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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