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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부처, 찾으셨습니까”

기자명 남수연
  • 불서
  • 입력 2004.07.19 13:00
  • 댓글 0
『마음, 부처가 사는 나라』
청화 스님 법문 / 이른아침

생전 법문 18편 생생히 수록
“근기따라 수행하면 모두 성불”


2003년 11월 12일 전남 곡성 성륜사. 조실 청화 스님은 이 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일종식의 계율에 따라 한 끼의 공양을 하셨다.

평생 지켜오신 이 계율을 변함없이 따르신 스님은 이날 저녁 상좌들에게 “금생 세연이 다했으니 이제 가련다”는 말씀을 남기시고 밤 10시 30분 입적하셨다. ‘사리 수습 따위로 법석을 피우지 말라’는 스님의 당부에 따라 사리조차 공개되지 않았으니, 스님은 그렇게 홀연히 중생의 곁을 떠나신 것이다.

이제는 오직 사진으로만 남은 스님의 모습이 다시 목소리를 얻은 듯 하다. 최근 출간된 『마음, 부처가 사는 나라』는 스님이 전국의 사찰에서 불자들에게 내린 법문을 생생히 옮겨 담은 책이다. 마치 생전의 스님 목소리를 재생하듯 법문에서는 여전히 생명력이 넘쳐나고 있다.

스님은 일생 염불선을 수행하고 통불교를 주장하셨다. 염불선 만이 유일한 수행의 방편이라는 고집이 아니라 사람마다 근기와 형편에 따라 수행의 방편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문에도 스님의 이러한 뜻이 잘 나타나 있다.

“우리가 ‘천수다라니’를 외우든 ‘이 뭐꼬’의 문자 화두를 들든, 아니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외든, 그 구경 목적은 진여불성 자리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수행하든 ‘마음’의 문제를 천착하면 누구나 불성을 깨닫고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무엇보다도 스님은 1300여년전 혜철 선사가 이 땅에 들여왔던 염불선 수행법을 다시 주창하고 몸소 수행해 새로운 수행의 장으로 정착시킨 장본인이었다.

“지적 성향이 강한 사람에게 걸맞을 공안선이나, 의지력이 강한 사람에게 걸맞은 묵조선을 모두 긍정합니다. 그러나 정통선, 즉 염불선이란 내 마음이 곧 부처고 천지 우주가 역시 부처요, 극락 또한 내 마음 속에 있다는 사상을 근간으로 하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가장 쉽고, 가장 확실하게 성불할 수 있는 수행 방법이 바로 염불선이고 통불교입니다.”

스님은 모두가 간화선으로만 치달아가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사부대중이 함께 수행하고 함께 성불할 수 있는 길을 펼쳐놓은 것이다. 책에서는 자신에게는 한없이 엄격해 장좌불와의 수행과 평생 일종식을 고수했지만 근기가 약한 대중을 이끌고 함께 성불의 길로 가고자 노력했던 스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반가움과 그리움이 한없이 더해진다. 12,000원.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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